김대식 "후보의 진정성 직접 전달하기 위해 18일 미국행"
홍준표 "오지마라. 문수형은 안타까워도 그 당은 이미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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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전 대구시장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이 김문수 후보의 부탁을 받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로 갈 예정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홍준표 전 시장이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도록 김대식 국회의원을 보내 설득할 계획을 세웠다. 김대식 의원은 홍준표 전 시장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이르면 오는 18일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특사'인 셈이다.
15일 김 의원은 "김 후보가 홍 전 시장을 설득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후보의 진정성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오는 18일 미국에 간다"고 밝혔다. 그는 "가서 논의해 봐야 한다"면서도 "홍 전 시장이 귀국하지 않더라도 SNS 등을 통해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등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은 16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 게시물 댓글로 "오지 말라고 했다"라며 "(김)문수 형은 안타깝지만, 그 당은 이미 탈당했다"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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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게시글 (출처=홍준표 페이스북) |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래도 이 당에서 행복할 때가 DJ, 노무현 정권 시절 저격수 노릇 할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저격수 노릇이 정치의 전부인 양 착각하고, 자고 일어나면 '오늘은 무엇으로 저들에게 타격을 줄까'만 생각하면서 당의 전위대 노릇을 자처할 때"라고 회고했다.
그는 "나는 그게 내 역할인 양 착각"했다며 "그런데 이 당은 언제나 '들일'하러 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면 안방은 일 안 하고 빈둥거리던 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라고 직격했다. "결국 그런 속성이 있는 당이란 걸 알고도 혼자 속앓이하면서 지낸 세월이 20년"이라며 "정통 보수주의는 이회창 총재가 정계 은퇴하면서 끝난 당이었는데, 그간 사이비 보수들이 모여서 온갖 미사여구로 정통 보수주의를 참칭하고 국민들의 눈을 가린 그런 세월이었다"라고도 꼬집었다.
홍준표 전 시장은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르고 노년층들만 상대로 국민의힘이라고 떠들고 있다"라며 "이번 대선이 끝나면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는 기존 판을 갈아업(엎)고, 새 판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영국의 기득권층 대변자였던 토리당이 몰락하고 보수당이 새롭게 등장했듯이, 판이 바뀌지 않고는 더 이상 한국 보수 진영은 살아날 길이 없다"라며 영국의 양당제를 주도했던 정당이 교체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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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하와이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 부부 (출처=홍준표 페이스북) |
앞서 홍 전 시장은 하와이에서 페이스북과 커뮤니티 등을 통해 "그 당이 내게 베풀어 준 건 없다", "두 번 탄핵당한 당과는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 "다급하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이젠 정나미가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 "국민의 짐이 되어버렸다. 당원들만 불쌍하게 됐다"고 하는 등 연일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설득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홍준표 (전) 시장이 하와이에 가서 여러 당에 대한 서운한 말을 하는 것은 사실이고, 그걸 이용해서 민주당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쨌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저희 당에서 정치를 시작해서, 스스로도 말하지만 단 한 번도 저희 당을 떠나거나 그런 적이 없는 분"이라며 "우리 당에서 가장 중요한 원내대표·당 대표·대통령 후보 그리고 시장·도지사까지 지낸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경선이 끝나고 나서 일종의 마음의 상처, 이런 부분들을 좀 저희가 위로해 드리는 게 소홀하지 않았나"라며 "(김문수) 후보께서도 아마 홍 전 시장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에 대해서 좀 안타까운 마음을 많이 갖고 계신다"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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