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부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빈소 부천장례식장 발인 12일
![]() |
▲ 김구 암살범 안두희 처단한 박기서씨 (제공=연합뉴스) |
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의 암살범 안두희를 '정의봉'으로 처단했던 박기서 씨가 10일 향년 77세로 별세했다.
유족에 따르면 박 씨는 이날 0시 10분경 경기도 부천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전북 정읍 출신인 고인은 경기도 부천 소신여객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던 1996년 10월 23일, 인천 중구 신흥동에 있던 안두희의 집을 찾아갔다. 그는 '정의봉'이라고 적은 길이 40cm의 몽둥이로 안두희를 여러 차례 때려 살해했다.
범행 약 7시간 만에 경찰에 자수한 박 씨는 당시 "백범 선생을 존경했기에 안두희를 죽였다. 어려운 일이었지만 당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그의 행동을 '의거' 또는 '처단'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 |
▲ 박기서 씨가 백범 김구 암살범 안두희를 처단한 정의봉과 자신이 직접 쓴 안중근 의사의 유묵 한지를 식민지역사 발물관에 기증했다. 2018.10.24 (사진=연합뉴스) |
안두희는 1949년 6월 26일 서울 서대문 경교장(현 강북삼성병원 자리)에서 김구 선생을 권총으로 암살한 인물이다. 그는 이후 김창룡의 지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안두희는 암살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감형됐고, 1951년 2월 풀려나 사면된 뒤 군에 복귀해 포병장교로 활동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박 씨는 안두희 살해 혐의로 기소돼 1997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1998년 3월 김대중 정부의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수감된 지 1년 5개월 만에 석방됐다.
출소 후 소신여객 버스 기사로 복직했던 박 씨는 2002년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한 뒤 부천 지역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며 평범한 삶을 이어갔다. 2018년에는 안두희를 처단할 때 사용했던 '정의봉'을 서울 용산구의 식민지역사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고인의 별세 소식에 "우리 시대의 의인, 21세기 독립군인 고 박기서 선생께서 별세했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원미자 씨와 1남 1녀(박안숙·박찬종), 사위 박기훈 씨 등이 있다.
빈소는 부천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5시, 장지는 남양주 모란공원이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