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순이진숙’의 슬기로운 법카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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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엣말 주고받는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이진숙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
‘언니하고 싸우면 안돼’를 귓속말로 타이른 최민희 과방위원장 지휘 아래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슬기로운 법카 활용법’이 시전되고 있다.
고위 공직자에게 ‘법카’는 양날의 칼이다. 내 돈 안 쓰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생색낼 수 있지만, 개인 용도로 사용할 경우 업무상 배임 횡령죄로 처벌받는다.
그래서 신중하고도 알뜰하게 써야 한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참 알뜰하게 법카를 썼다. 4천1백원, 1만2천원 등 소액 결제가 많다.
일부는 집 근처 식당이나 카페에서 소액 결제들이 이루어져 혹시 자녀가 쓴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난무하지만 이 후보자가 업무를 위해 썼다고 하니 소액 결제 사용 전체 내역을 소명해야 할 것 같다.
‘단팥빵녀’ 이진숙 후보자는 빵을 엄청 좋아하는데 특히 뚜레주르 빵집을 좋아하는 것 같다. 빵을 5만원 어치 산 뒤 15분 뒤에 또 빵을 5만원어치 산 적도 있다. 때로는 법카로 무지막지하게 빵을 사기도 했다.
대전의 명물인 성심당 빵집에선 109만 7천900원어치 빵을 사기도 했다. 하물며 대전MBC를 퇴사하는 날에도 그녀는 빵을 97만원어치 샀다. 직원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빵을 샀다는데 정작 받은 사람은 없다고 하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그런데 ‘빵순이진숙’ 후보자는 빵만 먹은 것은 아니다.
MBC 고위 간부와 임원으로 근무하는 8년 동안 이 후보자가 쓴 법카 금액은 약 6억여원(본사 고위 간부일 때 약 4억 3천만 원, 대전MBC 사장 시절 약 1억 4천만 원)에 달하는데 용처를 보면 특급호텔, 고급식당, 골프장, 단란주점 등 비싼 곳에서 회삿돈을 썼다.
여의도 63빌딩 내 고급 음식점에서 법카를 긁은 내역은 7천5백만원에 달하고 특급호텔에서 쓴 법카도 5천만원이 넘는다. 더구나 주말에 사용한 금액은 8천5백만원이나 돼 도대체 무슨 업무로 누구에게 회삿돈을 썼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업무용’을 되뇌이는 이 후보자의 업무 활동과 관련해 정동영 의원은 MBC 관계자 제보를 토대로 대전MBC 사장 재임시절 받아온 협찬이 딱 2건이라고 폭로했다.
물론 방송사 사장이 해야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법카 사용 내역에 비한다면 한심한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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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후보자 관련 연관어 스피치 로그 7월 20~26일간 (자료=이은영) |
빅데이터 분석툴인 스피치로그를 이용해 7월 20일부터 26일 사이 이진숙 후보자 연관어를 분석했는데 후보자(20건) > MBC(19건) > 이진숙(16건) > 법인카드(15건) 순이었고 연관 키워드로 유용(8건)과 강남구(7건) 등도 나와서 ‘법인카드 유용’이 빅데이터 상에서도 잡혔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빵’이 아니고 이 후보자의 ‘여론조작’ 시도이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시작 전부터 왜곡된 노조관과 편향된 언론관으로 지적을 받아 왔는데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보니 더 기가 막힌다.
2012년 MBC 노조 파업 당시 이 후보자는 기획홍보본부장이었는데 당시 김재철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한 여론 악화를 무마하기 위해 위키트리에 ‘소셜 여론전’을 요구하는 2억5천만원 상당의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가 파기당한 사례가 폭로되었다.
공훈의 전 위키트리 대표에 따르면 MBC 노조 파업 당시 소셜미디어(SNS)에서 MBC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정보를 식별하고 실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해 달라는 용역 계약을 체결했는데 ‘가짜 계정 활용 등 무리한 요구가 많아서 한달 여만에 계약을 해지’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지금은 고인이 된 이용마 기자도 2016년 한겨레21 기고 등을 통해 “당시 이진숙 본부장이 2012년 4~5월경 공훈의 전 대표를 접촉해 ‘리스크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현재 과방위원장을 하고 있는 최민희 의원도 2016년에 ‘백종문 녹취록(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과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폴리뷰’ 박한명 편집국장이 2014년에 만나 나눈 대화)’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 녹취록에는 MBC 임원진들이 노조 비방을 위한 ‘여론전 청탁’을 계속 시도하는 정황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이진숙 후보자는 ‘트로이컷’이라는 보안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원들의 메신저를 무단 열람하는 등 노조 간부들을 사찰한 혐의로 김재철 전 MBC사장과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그런데 이런 후보자가 다시 방송과 미디어의 컨트롤 타워가 될 수도 있다니 ‘빵순이’로 희화화하여 웃어 넘기기에는 소름 끼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 글 제목은 온라인 댓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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