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 레이디’와 ‘아줌마’가 주도하는 정치 신세계 [이은영 칼럼]

IT 활성화는 유권자 지형과 정치 문화의 변화 가져와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한국 정치 현상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 

 

진영화 된 정치 지형과 그 속에서 극단적 대립, 정치의 사법화 현상, 중장년 여성 정치 소비자의 등장, SNS에 기반한 정치 정보의 빠른 유통과 그에 따른 지지자들의 작용과 반작용 등이다.

두 나라의 비슷한 정치 현상 배경에는 ‘IT 활성화’가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번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는 ‘스피치의 신’들이 등장해 지지자들을 웃고 울게 만든 한 편의 ‘보컬 콘서트(vocal concert)’였다. 

 

이름이 길어 ‘AOC’로 연호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의 연설은 2004년 혜성같이 등장해 ‘막간 연설’로 일약 정치 스타덤에 오른 오바마를 연상시키며 큰 호응을 받았다.

‘AOC’는 6년 전에도 ‘그들은 돈이 있고 나는 사람이 있다’는 명확한 대비로 자신의 정치적 색채를 드러냈는데, 이번에도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빅 비즈니스’를 위해 일하는 자는 이 나라를 사랑할 수 없다’며 트럼프를 공략했다.

‘AOC’는 뉴욕 식당에서 오믈렛을 나르던 자신을 정치 현장으로 이끈 것은 ‘민주주의’‘와 선량한 지역사회 시민들이었다고 고백하며 ‘서서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와 함께 그들이 ‘임대료’, ‘식료품비’ 그리고 ‘의료처방전’ 때문에 하루하루를 얼마나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지를 역설했다. 

 

물론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의 고단함’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해리스라고 치켜 세우면서.
 

▲AOC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사진=연합뉴스)

 

미국은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든 나라지만 두 번째 여성 대통령 후보를 맞이하고 있다.

 

두 명 모두 민주당의 후보들인데 해리스 선거팀은 첫 번째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잊지 않으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여성표’를 직접 공략하면서도 저소득, 저학력 남성들이 해리스를 거부하지 않을 방법에 집중한다.

해리스는 ‘중산층의 복원’을 그랜드 비전으로 들고 나왔다. 

 

실천 방안으로는 저소득층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300만 채의 주택을 공급하고 이에 대한 세제 정책을 개편하겠다고 밝혔으며, 고물가를 억제하겠다고 천명했다. 

 

또한 법인세를 인상해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재정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입장도 내세웠다. 우리나라와도 비슷한 사회 상황이 미국에도 펼쳐지는 것일까? 

 

아니 어쩌면 전세계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처한 비슷한 현실에 대한 대처 방안일 수도 있다.

한편, 해리스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와는 확실하게 대척점에 서는 두 개의 말을 했는데 하나는 “김정은 같은 독재자와 친하게 지내지 않겠다”와 낙태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옹호하는 “(낙태법을 통과시킨)그들은 정신나간 사람들”이란 발언이다.


■ 정치 언어에 민감한 정치 소비자들 ‘진정성’에 주목해

낙태법을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 차는 수십년 전부터 확고했다. 

 

민주당은 낙태법에 대해 여성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는 반면, 공화당은 ‘낙태는 범죄’란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6월에 실시된 AP·NORC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성인의 61%는 '합법적인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젠지(Gen-Z:1990년대 중/후반 출생자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자로 밀레니얼 세대로도 불린다)세대’의 일부도 유권자로 편입되었으니 낙태 이슈는 과거보다 더 민주당에 유리해 보인다.
 

▲민주당 전당대회 참석한 오프라 윈프리 (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한편, 깜짝 등장한 오프라 윈프리는 ‘해리스~’를 외치면서 ‘불이 났다면 우리는 아이가 없는 ‘캣 레이디’들의 고양이도 구조한다’며 2024년 현재 우리가 느끼는 민주주의가 어떤 내용이어야 하는지를 역설했다.


‘캣 레이디’는 중장년의 독신 여성 유권자를 비하하는 말로 윈프리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 벤스가 과거에 한 말을 소환해 ‘돌려차기’를 했다.

한국과 미국의 중요한 정치 현상 중 하나는 중장년 여성 유권자들이 정치 소비자로 등장했고 이들은 평상시 선거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재명의 든든한 지지층인 ‘개딸’ 역시 중장년 여성 소비자들의 등장을 뜻한다.

혹자는 독일 정치가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면서 새로운 정치 발전을 이뤘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에는 여성 정치 소비자들이 정치적 메시지의 디테일한 의미에 민감하다는 것이 깔려있을 수 있다.

말로 먹고사는 직업인 정치인이 생산하는 메시지에 민감한 유권자들이 등장했다는 것은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자질도 달라지고 있음을 뜻한다. 

 

공감과 소통에 기반한 ‘진정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정치인의 자질이 된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새로운 정치 현상들을 긍정적으로 승화하기 위해서 정치인들이 가져야 할 핵심 가치는 앞뒤가 똑같은 ‘진정성’인 것 같은데…"혹시 다른 의견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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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영 소장 / 2024-08-29 17: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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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달여울님 2024-08-30 07:37:43
    좋은 칼럼 잘 받았습니다
    그러게 미국은 헤리스 트럼프 누가 국민들의 삶에 다가갈수 있을지?
  • 또하나의별님 2024-08-29 20:28:34
    말로 먹고사는 직업인 정치인이 생산하는 메시지에 민감한 유권자들이 등장했다는 것은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자질도 달라지고 있음을 뜻한다. 공감과 소통에 기반한 ‘진정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정치인의 자질이 된 것이다... 정치가 밥이다... 경제 즉 가장 민감한 시장바구니 물가.. 아이들의 양육문제..교육문제 등 이런현상들이 여성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아지는 추세이다
  • 민님 2024-08-29 17:49:18
    칼럼 잘 읽었습니다. 소장님 고맙습니다♡
  • WINWIN님 2024-08-29 17:19:23
    이은영 소장님 컬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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