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APEC 기간 한국 경주서 시진핑과 ‘장시간 회담’ 예고
관세·핵군축·러시아산 석유 문제까지… 미중 관계 재정립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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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 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장시간 정상회담’을 예고했다.
22일(현지시간) CNN과 폭스비즈니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은 적절치 않다고 느껴져 취소했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가야 할 곳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았다”며 “미래에 다시 만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그가 불과 일주일 전 “2주 내 푸틴과 만나 종전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 밝힌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가 평화 프로세스에 진지하지 않다”며 로스네프트, 루크오일 등 러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는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할 때가 됐다.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말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말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집중할 뜻을 드러냈다. 그는 “상당히 긴 회담이 예정돼 있다”며 “양국 간 관세, 희토류 통제, 대두 수출, 핵 군축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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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트럼프는 “관세는 희토류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중국의 희토류 통제는 문제지만, 대체 공급처가 많다”며 중국의 자원무기화를 견제했다. 또 “핵무기 문제에서도 합의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4~5년 내 전 세계 핵무기 수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진핑과의 회담에서 러시아산 석유 수입 중단 문제도 논의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국이 러시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APEC 기간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 한국석좌는 “트럼프라면 짧은 인사 수준의 만남이라도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중재하려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EU와 공정한 무역 협상을 이뤘다”며 “관세 정책이 전쟁을 끝내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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