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 참패'로 입지 흔들리는 이시바…'전후 80년 담화' 대신 '정상회담'으로 돌파구
'셔틀외교' 재개, 한미일 공조 강화…과거사·수산물 문제 등 민감 현안도 테이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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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5.6.18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의 첫 순방 외교 행선지가 미국이 아닌 일본으로 결정됐다. 대통령실은 13일,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오는 23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임 대통령이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찾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는 최근 일본의 정세 변화 속에서 '리버럴' 성향의 이시바 총리와 선제적으로 '신(新)한일관계'의 주도권을 잡고, 나아가 한미일 3각 공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미국에 보여주기 위한 다층적인 외교 전략으로 풀이된다.
왜 美보다 일본 먼저?…'위기의 이시바'와 '기회의 李'
이 대통령이 '방미 전 방일'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최근 급변하는 일본의 정치 지형이 자리 잡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면서 당내 퇴진 압박에 시달리는 등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민당 내 리버럴 성향이자, 과거사에 대해 역대 총리 중 가장 성찰적인 인식을 보여온 이시바 총리가 돌파구로 모색했던 '전후 80년 담화' 발표마저 어려워지자, 그 대안으로 '한일 정상회담'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정부 역시 '담대한 상상'을 통해 한일 관계의 구조적 전환을 모색하는 시점에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이시바 총리와의 만남이 오히려 양국 관계 개선의 '역사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셔틀외교' 복원…안보·경제부터 과거사까지 '허심탄회한' 논의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방일은 1박 2일 일정의 실무 방문"이라며 "양 정상은 셔틀 외교를 조속히 재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중국·러시아를 둘러싼 역내 안보 환경 속 한미일 3각 공조 강화 방안 △보호무역주의에 맞선 통상 협력 등 굵직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양국 간의 민감한 현안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일본 측의 관심사인 '수산물 수입 규제 완화' 문제에 대해 "우리 국민의 건강권이 최우선"이라면서도 의제 조율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해, 과거사 문제를 포함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다만, 15일 일본 고위급 인사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는 회담 분위기의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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