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구·문화 협력 등 새로운 의제 포함, APEC의 협력 범위 확장
옥색 스카프와 ‘나는 나비’로 폐막...연결·평화 메시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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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1 (사진=연합뉴스) |
2025년 11월 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폐막했다. 회원국들은 ‘연결·혁신·번영’을 핵심 주제로 한 ‘경주선언’을 채택하며 협력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복귀로 다자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열려, 자유무역의 상징인 WTO(세계무역기구) 관련 문구가 선언문에서 빠지는 이례적인 결과를 낳았다. 정상들은 “견고한 무역과 투자가 아시아·태평양의 성장과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WTO를 직접 언급하지 못했다. 다만 외교·통상 장관들이 채택한 ‘각료선언’에 ‘WTO 존중’ 문구가 포함돼, APEC이 지향하는 다자협력 정신의 최소한은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경주선언에는 기존의 무역·투자 협력뿐 아니라 ‘AI 이니셔티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가 새로 포함됐다. ‘AI 이니셔티브’는 인공지능 혁신을 통한 성장과 혜택 공유를 목표로 하며, 미국과 중국이 함께 서명한 APEC 최초의 AI 공동 비전문서다. ‘인구 프레임워크’는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문제를 공동의 도전과제로 인식하고, 고용·보건·돌봄·교육 등 5대 분야별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이번 선언에는 APEC 역사상 처음으로 ‘문화창조산업(Cultural & Creative Industries)’을 신성장 동력으로 명시했다. 대통령실은 “K-컬처가 아시아·태평양의 경제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계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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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뒷줄 왼쪽부터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러시아 국제부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테레사 메라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 2025.11.1 (사진=연합뉴스) |
폐막식에서는 각국 정상이 옥색 한복 목도리(스카프)를 착용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 목도리는 신라 금관의 곡옥(曲玉)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된 것으로, ‘회복·성장·평화’를 의미하는 옥색에 ‘연결·혁신·번영’의 한글 자모를 금박으로 새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각국 정상에게 전통 한지 상자에 포장된 목도리를 선물하며 “APEC의 지속가능한 내일을 함께 엮어가자”고 전했다.
전날 열린 환영 만찬에서는 로봇 나비가 하늘을 나는 퍼포먼스 ‘나는 나비(Journey of Butterfly)’가 공개됐다. 나비는 이번 APEC의 공식 엠블럼으로, 21개 회원국의 연결과 협력, 미래 도약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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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문화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2025.10.31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어제 시진핑 주석께 ‘내년 중국 선전 회의에서도 조용하고 아름다운 나비가 날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시 주석이 ‘노래하는 나비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두 정상의 짧은 대화는 경색된 미중·한중 관계 속에서도 ‘연결의 상징’으로서 APEC의 의미를 부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정상회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와 미중 간 견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공동선언 도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8년 파푸아뉴기니 회의에서는 미중 대립으로 APEC 역사상 처음 공동성명이 무산된 바 있다. 이번 경주선언은 그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고, 자유무역의 후퇴를 최소화하면서도 협력 복원의 메시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평가된다.
대통령실은 “경주선언은 불확실한 국제경제 속에서도 아태 협력정신을 복원하고 경제 번영을 위한 토대를 다시 세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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