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권' 권성동·권영세 "자리 욕심", "비열한 행태" 맹비난
'언더찐윤', 장동혁 밀어 당권 장악 노린다는 설까지
조경태, 해체수준의 인적쇄신론...尹체포 저지한 45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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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문수 전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다가오는 전당대회에 함께 출마하자고 제안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이 식료품 가게도 아닌데 대선 이후 한 달 내내 저울질 기사만 반복되고 있다"며 두 사람의 행보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피로도'가 점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는 두 사람에게 "이제는 저울질 보도를 멈출 때"라며 과감하게 출마 선언을 하고 당의 혁신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자고 했다.
또한 '인적 청산'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에 독소 같이 퍼져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실정과 계엄의 잔재를 일소하고, 당원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따져 보자"며 사실상 '윤석열 부부의 그림자'를 지워야 한다고 칼을 빼들었다.
그는 혁신위원장 사퇴 당시 '최소한의 인적 청산 대상은 두 분'이라며 '지난 대선 기간 일종의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에 계셨던 분들'을 지목했고, 이는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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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
안철수는 네거티브 대신 '안철수, 김문수, 한동훈의 혁신이 무엇인지'를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패배나 '1년짜리 대표' 운운하는 계산적인 발언들을 지양하고 국민의 선택으로 살아가는 정치인은 '전장'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의 이러한 '쌍권 청산론'과 전당대회 출마 선언에 대해 당내에서는 즉각적인 반발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냈던 권성동 의원은 8일 자신의 SNS에 안철수를 향해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도 일신의 영달을 우선하는 모습에 대단히 유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안철수가 지난달 자신의 사무실에서 '전당대회 출마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던 사실을 폭로하며, 안철수의 갑작스러운 '철수 작전'은 주변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 가능성이 작다'는 기대를 심어주며 안철수의 '욕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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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굳은 얼굴의 권성동 원내대대표와 권영세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권성동은 '쌍권'을 표적 삼아 인적 청산을 외치면 당선에 유리하다는 '무책임한 제안'을 안철수가 '자리 욕심에 매몰돼'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혁신위원장이라는 중책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스포트라이트'로 삼은 것은 그 자체로 혁신의 대상이며, 이제 와서 혁신을 운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권성동은 당의 혁신은 특정인의 지위 획득이나 정치 술수가 아니며, 분열의 언어로 혼란을 조장하고 개인 지위를 탐하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쌍권'의 권영세 의원도 7일 SNS를 통해 격분했다. 그는 "이 힘든 상황에서 일부 인사들이 자신의 이익 추구를 마치 공익인 양, 개혁인 양 포장하며 당을 내분으로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를 보이는 점은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권영세는 이런 행태를 보이는 인사들이 "매우 독선적"이며, 아무런 당내 숙의 과정 없이 자기가 주장한 것은 다 개혁이고 반대하면 수구로 몰아붙인다고 비판했다. 이런 사람들이 지도자가 된다면 당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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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
이러한 당내 혼란 속에서 '언더찐윤'이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는 설까지 터져 나와 기름을 부었다. 친윤계 소식통으로 알려진 서정욱 변호사는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당내 구주류가 충남 보령시서천군의 장동혁 의원을 당대표 후보로 낙점한 것 아니냐는 설을 제기했다.
서 변호사는 국민의힘 주류 측이 대선 출마했던 4명(김문수·한동훈·안철수·나경원)을 제외하고 장동혁이 남은 유일한 카드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장 의원이 과거 친한계였으나 현재는 윤석열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배신자'라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당 주류가 장 의원을 밀 것이라며, 당 사무총장, 최고위원, 판사 경험에 젊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했다. 친윤계는 다른 후보들을 밀 수 없으며, 미래 대선까지 고려해 젊은 인물로 바꿔야 한다는 '중지'가 모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8월 19일 전당대회가 장동혁 의원 지역구와 가까운 충청(청주)에서 열리는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라는 노골적인 해석까지 내놨다. 전대가 주말이 아닌 화요일에 열리는 점도 이러한 움직임과 연결시키는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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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6,탄핵찬성 입장 밝히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사진=연합뉴스) |
한편,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은 '해체 수준'의 광범위한 인적 쇄신론을 들고나와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는 인적 청산의 대상이 '45명 플러스 알파(+α)'라며 인적쇄신위원회를 당 상설기구로 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조 의원은 한남동 관저로 윤석열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집결했던 의원들이 무려 45명'이었다고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이들이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했던 이들이 단 한 사람도 사과하지 않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동훈에 대해서는 '위헌적 비상계엄을 막고 탄핵에 동참했던 정치적 동지'라며 존중한다고 했지만, 비상계엄 옹호나 탄핵 반대했던 후보는 이번 당 대표가 돼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의 현역 의원 수사에 대해선 "고름을 짜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짜내야 한다"며 옹호했고, 송언석 비대위원장의 '정치 보복' 반발에는 "그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반박하며 당 지도부와도 각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란' 사태의 그림자, 특정 인물의 잔재 청산, 권력 다툼, 과거사 책임론, 그리고 '언더찐윤'의 물밑 작업까지 뒤얽힌 복잡하고 추악한 내분 양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 이 진흙탕 싸움 속에서 파국을 막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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