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되나"…대법원,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 무죄 확정

▲대법원 (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승객들을 구조하지 못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정부 해경 지휘부가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참사가 발생한 지 9년만, 대검찰청 산하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 이들을 기소한 때로부터는 3년9개월만이다.

2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과 최상환 전 해경 차장,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 이춘재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 등 9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청장 등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 구조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445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2020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전 청장 등이 세월호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지휘해 즉각 퇴선을 유도하고 선체에 진입해 인명을 구조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청장 등은 사고에 유감을 표하고 사과하면서도 법리적으로 죄가 될 수 없다며 무죄를 다퉜다.

1·2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청장 등이 승객들의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고 그 결과를 회피할 수 있는 조치가 가능했는데도 하지 못한 점이 입증돼야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는데 법원은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해경에 거짓으로 교신하면서 퇴선 명령 없이 탈출했고, 이에 따라 다수 승객이 탈출하지 못하고 선내에 대기 중인 상황을 해경으로서는 파악하기 어려웠으리라는 판단이다.

 

검찰이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과 이재두 전 3009함 함장은 사건 보고 과정에서 '사고 초기에 퇴선 명령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대법원은 이들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판결도 이날 그대로 확정했다.

 

▲세월호 유가족의 판결 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직접적인 책임을 묻는 형사 사건은 이날 대법원 선고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대법원은 퇴선 명령 등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배에서 내린 이 선장에게 2015년 11월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현장에 있으면서 부실한 구조로 승객들을 숨지게 한 김경일 전 목포해경 123정 정장은 징역 3년이 확정됐다.

그는 참사 당시 현장지휘관으로 지정됐는데도 선내 승객 상황 확인, 123정 승조원과 해경 헬기의 구조활동 지휘, 승객 퇴선 안내·유도 조치 등을 소홀히 했다는 점에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유죄로 인정됐다.

 

한편, 유가족 단체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이날 대법원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묵념하고 "국가가 어떤 지시도 구조 계획도 세우지 않아 생명이 무고하게 희생되더라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선례를 사법부가 남기고 말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지휘부가 상황을 몰랐다는 것 자체가 책임의 문제"라며 "재판부는 '몰랐다'고 면죄부를 줄 것이 아니라 '왜 파악하지 않았는지'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종기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300여명이 억울하게 희생됐는데 현장에 출동한 해경 정장에게만 죄가 있고 정작 해경을 통제하고 지시하는 지휘부는 죄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지금은 (해경 지휘부를) 처벌하지 못했지만, 반드시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 처벌받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유가족의 항의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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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동수 / 2023-11-02 15: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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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노민정님 2023-11-04 08:21:16
    안타깝지만 지연된 진실은 이렇게 밝히고 처벌하는데 힘들더라구요 특히 국가가 그랬을땐 안타깝씁니다
  • 뉴스풍차님 2023-11-03 15:42:04
    문프때도 기대 했지만 힘들고 멧돼지 정부는 기대도 안했음
    이잼정부가 되면 될것같은데??
  • 짱구 님 2023-11-03 14:04:26
    사벱부 개혁이 필요하다
  • 진경압바님 2023-11-03 07:30:21
    정부와 여당이 불안할떄 나라를 위해 좋은야당 믿을만한 사법부가 견제를 해줘야 안심이 될터인데 대법 판결을 보면 불안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 김서님 2023-11-03 02:57:34
    재판부 미쳐군
  • 이만우님 2023-11-03 00:18:43
    법의 판단을 너무 줏대도 없이 마음대로 정권에 맞게 하네요..
    다시 새 정권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반드시 내년에는총선을 승리하여 굥가 정권을 무력화 시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당한 분 중에 저의 시골 동네 형의 딸아이가 참사를 당했습니다.
    세월호 집회 참가 할 때마다 그 형 만나서 위로를 해 주었죠..
    이태원 참사와 함께 세월호 참사는 절대로 잊지 말고 끝까지 진상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합니다.
  • 밤바다님 2023-11-02 22:10:09
    참으로 어이없는 판결이네요...
    세월호가 순식간에 침몰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지휘부에서 모를수가 있으며
    몰랐으므로 무죄라니 기가막히네요...
    유가족분들 위로 드리며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길 응원합니다!!!
  • WINWIN님 2023-11-02 21:27:20
    무죄라니... 도대체 어떻게 판결을 하는거지? 미쳤다
  • 꼭이기자님 2023-11-02 19:33:31
    어처구니가 없어 말도 안나온다
  • 대법원판결못믿음친일파님 2023-11-02 17:52:29
    안녕하세요
    시사타파뉴스 언론사 화이팅
    세월호유족.힘내세요
    위로합니다
    대법원절대못믿음판결..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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