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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다수당은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반교육적·반인권적 의정 행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생들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더 노골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학원·과외 교습 시간 연장과 학생인권조례 폐지다. 이제 이 사안들의 본질을 분명히 짚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민주 시민의 준엄한 심판이 필요한 이유다.
먼저 학원·과외 교습 시간 연장 문제를 보자. 지난해 10월 정지웅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서울시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요 내용은 고등학생의 학원 및 개인과외 교습 시간을 현행보다 늘려 자정(밤 12시)까지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비판 여론에 밀려 주춤한 상태지만, 서울시의회 의석의 약 70%(112명 중 75명)를 차지한 국민의힘이 언제든 다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 조례에 찬성하는 쪽은 다른 시·도 교육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든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대구, 광주, 세종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밤 10시 이후 교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애초 제도의 취지를 외면한 논리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는 사교육 인프라가 압도적으로 집중돼 있어 예외로 둔 것이다.
실제로 서울은 교습 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하고 있음에도 사교육 참여율, 참여 시간, 비용 모두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서울 일반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0.1%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80%를 넘었다. 같은 해 사교육 참여 시간도 주당 평균 10.1시간으로, 다른 대도시 평균(8.6시간)보다 1.5시간이나 길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서울은 시간을 늘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여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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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중·고 사교육비 변화. 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조1천919억원으로, 2014년(18조2천297억원)과 비교해 60.1% 증가했다. (제공=연합뉴스) |
더구나 서울이 자정까지 교습을 허용할 경우 경기·인천 등 인접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사교육비 부담 역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사교육비 총지출은 29조1,919억 원으로, 10년 사이 약 60%나 증가했다. 헌법재판소 역시 심야 교습 제한 조례가 청소년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교습 시간이 늘어나면 경쟁에 대한 학부모의 불안은 가중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학원 교습 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한 이유는 분명하다. 학생들의 수면권과 건강권 보장을 위해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 인권 실태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46.7%가 하루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고 있으며, 5시간 미만도 17.0%에 달한다. 수면 부족의 원인은 가정 학습(온라인 강의·숙제)이 25.5%로 가장 많았고, 학원·과외(19.3%), 야간자율학습(13.4%)이 뒤를 이었다. 일반고 학생 가운데 자살을 생각해본 이들 중 46.4%는 그 이유로 성적과 학업 부담을 꼽았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초·중·고 학생의 하루 8시간 이상 적정 수면 충족률은 초등 저학년 52.0%, 초등 고학년 40.4%, 중·고등학생은 20.1%에 불과했다. 미국 수면의학회는 13~18세 청소년의 적정 수면 시간을 하루 8~10시간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단 15분의 수면 차이만으로도 어휘력·독해력·문제 해결 능력과 집중력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가장 이상적인 취침 시간은 밤 10시에서 11시 사이다.
개인의 생체 리듬이 다르다는 점은 고려해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각자가 수면 리듬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만약 학원이 밤 12시에 끝난다면 실제 취침 시간은 새벽 1시 이후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근로기준법은 18세 미만 청소년의 밤 10시~오전 6시 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학습은 사실상 노동에 해당한다. 심지어 게임조차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에 따라 밤 10시 이후 PC방 출입이 제한된다. 학원 수업을 연장하면 학교 수업 시간에 졸음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늘고, 이는 다시 학업 부담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뿐이다.
학생들의 시간은 사교육 시장의 소유물이 아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인권을 보장받고 자율적으로 선택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이며, 민주 시민을 길러내는 토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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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이미지=시사타파뉴스) |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의 반교육적·반인권적 행태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에서도 드러난다.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를 통과시켰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5일 재의를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다시 상정해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내세우는 폐지 이유는 교권 추락과 기초학력 저하다. 권리가 의무보다 지나치다는 주장도 덧붙인다. 그러나 학교는 교사의 공간이 아니라 학생의 공간이다. 학생이 없는 학교는 존재 이유가 없으며,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가 늘어나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런 본질을 외면한 채 학생 인권을 문제의 원인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학생인권조례는 성별·종교·출신·언어·장애·임신·출산·가족 형태·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하고, 체벌·따돌림·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규정한다. 학생이 인격체로 존중받으며 사회 구성원으로 자율적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조례의 정신이다. 이를 뒷받침해온 학생인권교육센터와 학생인권옹호관 제도까지 폐지하는 것은 교육의 퇴행이다.
특히 학생인권옹호관은 학교 내부에서 해결되지 못한 인권 침해를 외부 독립 기구를 통해 조사·조정해 온 중요한 장치였다. 이를 폐지하는 것은 교육감의 고유 권한인 조직·행정기구 설치 권한을 침해하는 월권 행위다. 대법원 역시 지방의회가 조례로 교육 행정기구를 임의로 폐지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판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조례를 강행한다면 이는 법치가 아니라 ‘떼법’에 가깝다.
전후 사정을 종합하면 이는 의도적인 정치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학원 시간 연장과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학생들을 정치적 계산의 수단으로 삼는 행태는 민주 인권의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제 서울시의회를 민주 시민의 이름으로 다시 바꿔야 한다. 학생을 보호해야 할 정치가 학생을 이용하는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유권자의 선택이 그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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