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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중앙사진전람회 개막 (사진=연합뉴스) |
북한에서도 추석은 공식적인 민족 명절로 기념된다. 다만 남한이 통상 3일의 연휴를 보내는 것과 달리, 북한의 추석 휴일은 오직 하루뿐이다. 성묘·제사·가족모임 등 기본적인 풍속은 남측과 유사하지만, 그 의미와 방식에서는 북한 특유의 체제적 색채가 짙게 드러난다.
북한은 추석을 “인민들이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고, 사회주의 조국의 시조인 김일성 주석 동상에 헌화하는 날”로 규정한다. 일부 주민은 평양의 대성산 혁명열사릉, 신미리 애국열사릉,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 등지에 들러 체제에 대한 충성을 표하기도 한다.
한때 북한은 추석을 아예 폐지한 적도 있다. 1967년 김일성 주석의 '봉건 잔재 일소' 지시에 따라 민속 명절은 사라졌고, 추석 역시 비공식화됐다. 이후 1972년 성묘가 허용되며 명절 풍습이 부분적으로 부활했고, 198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추석은 공식 명절로 재지정되었다. 체제 유지를 위한 '우리민족제일주의'의 연장선에서다.
북한의 추석 음식…송편부터 밤단자, 노치까지
북한의 대표적 추석 음식은 남한과 마찬가지로 송편이다. 지역과 가정에 따라 콩, 참깨, 대추, 밤 등을 넣는다. 여기에 ‘밤단자’, ‘노치’ 같은 특색 있는 음식도 있다. 밤단자는 찹쌀가루로 만든 떡에 꿀과 삶은 밤을 묻힌 음식이며, 노치는 찹쌀과 엿기름가루로 반죽한 뒤 기름에 지져낸 평양식 떡이다. 다만 실제로 일반 가정에서는 귀해서 자주 만들어 먹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민속놀이는 씨름, 그네뛰기, 줄다리기 등이 있으며, 밤에는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전통도 남한과 유사하다. 하지만 ‘민족 대이동’은 없다. 교통 인프라 부족과 짧은 휴일, 그리고 묘소를 방문하려면 반드시 ‘통행증’을 발급받아야 하는 행정 절차 때문이다.
국민 인식도 변화…“북한도 하나의 국가” 54.5%
북한의 명절 문화와 체제의 특수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국민의 인식 변화도 눈길을 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025년 7~8월 전국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54.5%가 “북한도 하나의 국가”라고 응답했다. 이는 2023년(49.9%)에서 2024년(52.1%)에 이어 계속해서 소폭 상승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남북통일’을 지지하는 응답자 가운데서도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한 비율이 65.4%로 전년 대비 12%p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남북이 현실적으로 별개의 체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남북관계의 경직과, 북한이 2023년부터 ‘적대적 두 국가’론을 노골화한 점과도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은 “정치적 실체로서 북한을 인정하는 것이 통일의 전제조건이라는 현실론이 확산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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