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원들, 선관위 도착 후 '불법 지시'판단...시간 끌어
출동 중 차 돌려 복귀…전원 철수 지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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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새벽 헬기를 타고 국회에 도착하는 계엄군 (사진=연합뉴스) |
‘12·3 계엄’ 사태에 국군방첩사령부가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비상계엄 선포 당일 방첩사 간부 및 부대원 일부가 상부 지시를 거부하다가 상관으로부터 폭행·폭언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밤 다양한 방식으로 계엄 지시에 불복한 방첩사 간부와 부대원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방첩사 수사단장인 김대우 준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발령 전 수사단 100여명을 소집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입 관련 임무 하달을 하던 중 A 소령이 어이없어하자 A 소령을 마구 구타한 뒤 강제로 버스에 태워 선관위로 출동, 서버 확보를 지시했다”면서 “김대우 준장은 또한 임무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부대원들에겐 폭언을 퍼부으며 다그쳤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방부는 전날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해군 준장)의 직무 정지를 위한 분리 파견 조치를 취했다.
이 의원은 “당시 부대원들은 갑자기 소집돼 자신들이 어디로 출동하는지도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선관위에 도착한 뒤 수사단장의 선관위 투입 지시를 불법적 지시라 판단, 근처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는 등 시간을 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이들이 시간을 버는 사이 국회에서는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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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계엄군이 선관위 시스템 서버를 촬영하는 장면 CCTV (제공=행안위) |
그는 또한 “비상계엄 직후 계엄군과 경찰이 들이닥쳤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서버를 비롯한 반출된 물품이 없었던 것도 상부의 지시를 사실상 거부한 부대원들의 소극적 행동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선관위에 들어가 서버 촬영을 한 군인들은 HID(북파공작원) 부대 정보사 대령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외에도 국회 출동 현장에서 명령을 거부하다 폭행당한 방첩사 수사단 B 소령, 선관위로 출동 명령을 받고 이동 중 정당한 지시가 아니라 판단해 의왕휴게소에서 차를 돌려 복귀한 방첩사 간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 직후 사령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합수단원 전원 철수 지시를 내린 합수본부 설치 부서장 등 계엄 명령 불복종 사례들이 시시각각 전해지고 있다”며 “대다수 부대원은 사령관에 대한 강한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몇몇 장교들은 마찰 끝에 계엄 작전에서 제외됐고, 다른 장교들은 병가, 반차 등을 명목으로 계엄 동원에서 빠졌다고도 알려졌다.
이 의원은 “대통령의 반헌법적 계엄 명령과 사령부의 부당한 지시를 온몸으로 막고 버텨준 방첩사 간부와 대원들의 애국심과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끝까지 불의에 굴하지 말고 국민의 편에 서달라”고 전했다.
앞서 시사타파뉴스 이종원 기자는 3일 국회 현장에 다녀온 뒤 시사타파TV를 통해 "계엄군의 움직임이 느릿느릿 이상했다" 며 "납득할 수 없는 지시에 따르지 않은 항명이 많았을 것이고 추후 동원된 군인들의 제보가 잇따를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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