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국 전 장관 ③문재인 정부에 불만인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조국 전 장관 (사진=시사타파뉴스 김진섭)


이종원 PD) "지금 한동훈이나 윤석열이 하는 짓은 검찰 독재 국가다. 근데 그 때 법무부 장관이 조국 아니었냐, 대통령이 문재인 아니었냐" 이렇게 지적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조국 전 장관) 저는 문재인 대통령 모신 사람으로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길거리 가다가 어떤 사기꾼, 강도, 소매치기를 만났다 이겁니다. 그래서 물건을 뺏기거나 돈을 빼앗길 수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에는 사기를 친 사람을 비난해야 되든지 사기를 당한 사람을 비난해야 되든지 한번 생각해 보셔야 됩니다. 

 

물론 사기를 당한 사람에게 "왜 이렇게 멍청했냐", 강도를 당한 사람에게 "왜 너가 무력으로 맞서지 않았냐"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만 일단 이 말씀 드리고 싶었구요.


저는 문재인 대통령도 윤석열 총장이 이렇게 할 거라고 아마 상상을 못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속았죠. 노영민 비서실장이 오마이뉴스 TV 인터뷰에서도 "윤석열 총장 후보가 자신도 속이고 대통령도 속이고 국민도 속였다" 이런 말을 말씀하시는 걸 찾아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노영민 비서실장과 당시 인사검증을 맡았던 최강욱 비서관 등이 다 공통으로 얘기를 하는 건데 검찰총장 후보자들에게 인터뷰를 하고 검증 절차가 있습니다. 

 

면접을 합니다. 면접을 할 때 여러 가지 이걸 확인하는데, 윤석열 총장은 검찰과 경찰 사이의 수사권 조정은 당연히 찬성하고 수사기소 분리도 당연히 찬성하고 공수처도 당연히 찬성하고 이런 입장을 얘기하면서 다른 어떤 후보자보다 가장 강하게 검찰개혁 하겠다라고 공언을 한 겁니다. 

 

당시 후보가 총 4명이었는데 그 중에는 "자기는 곤란하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서포하거나 비난하실 분도 있습니다만, 저는 대통령을 모셨던 민정수석으로서 "대통령을 욕하지 마시고 저를 욕해라. 제가 부족해서 그걸 꿰뚫어보지 못했다. 제가 대통령님을 제대로 더 현명하고 똑똑했어야 되는데, 제가 제대로 보잘 못했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그 책임을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사검증 책임자로서 "제가 그걸 제대로 다 못 봤구나"라는 생각으로 한편으로 후회도 하고 그 책임을 지려고 합니다.

 

이PD) 대한민국 최고의 법학자로 살 수도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에 합류를 하셨는지 간단하게 설명 좀 해주시죠. 사실 옛날부터 정치 안 한다 그러셨잖아요.

 

조국) 문재인 정부에 제가 합류해서 관직을 맡게 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이명박근혜 정권이 있었지 않습니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상황인데 촛불혁명이 있었고 저도 그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돌아다녔는데 그 당시 제가 생각했던 검찰개혁 등등에 대해서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재인 대통령께서 왜 저를 민정수석 비서관으로 지목하신 이유는, 제가 노무현 참여 정부 시절에 검경수사권 조정위원회 위원으로 1년 반 정도 계속 논의를 해서 합의문 도출해서 거의 다 만들었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다 깨져버렸습니다 검찰이 거부해 가지고. 그리고 이제 이명박근혜 정부가 10년이 간겁니다. 

 

저는 그 때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를 마무리 못한게 정말 아쉬웠는데, 저의 추측인데 문재인 대통령께서 당시 비서실장이었으니까 "이 친구가 교수인데 이 문제를 잘 아는구나"라는 것을 기억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참여연대 활동하면서 검찰개혁 사법개혁 얘기를 강하게 주장하다 보니까 저를 선택하셨던 것 같고.

 

저는 이건 제가 평생 학자로서 가져왔던 검찰개혁 법무개혁 문제를 진짜 할 수 있겠구나라고 해서 들어갔고 실제 검경수사권 조정을 이루어냈죠. 그게 한 측면이 있고요. 

 

공적인 과제로는 그런 게 있고 개인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변호사 시절 모습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 전후의 모습인데 그 모습들을 제가 조금 알고 있고 사적으로 뵌 바도 있는데, 사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께서 변호사 시절에 사무실에 가서 대담도 나누고 이렇게 했는데 그 분이 좀 어눌하시거든요. 말을 화려하게 잘한다는건 아닌데 말을 나누다 되면 이분이 정말 진정성이 있구나 라는 걸 제가 여러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중인 조국 전 장관 (사진=시사타파뉴스 김진섭)


이PD) 문 대통령님과 에피소드 같은거 있으면 좀 소개해 주세요.

 

조국) 제가 책을 한 권 써서 보내드렸어요. 읽으시라고. 대부분은 책을 보내드려도 놔뒀다가 한참 뒤에 읽는 분들이 많은데 책 보내드리고 얼마 안 돼서 편지가 하나 날아왔습니다. 

 

손으로 쓴 편지였는데 잘 읽었다는 거 외에 몇 페이지에 있는 것은 통계가 잘못되었음, 몇 페이지에는 오타가 있음 등 제 책에 대해서 평가를 쭉 해서 보내오셨어요. 그래서 그걸 딱 보고 '이분 정말 성실하다' 제가 감동을 먹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가 합쳐져가지고 제가 대통령을 한번 모시러 가야 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PD) 문재인 대통령 대선 전에 여러분들이 기억하세요? 제가 홍대에서 D-3일 대선전에 영상 찍을 때 사회가 바로 조국 장관이었어요. 

 

조국) 맞습니다. 그때 제가사회를 보고 문재인 대통령이 나오시는 토크콘서트를 한 적이 있는데, 다음 법무부 장관을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조국 교수님 어떠십니까"라고 말씀하셔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당시 그때는 그 자리에 지금 대법관 하시는 김선수 대법관이 계셨는데, 그 분이 변호사로서 아주 훌륭한 노동인권 변호사셨습니다. 저는 김선수 변호사님을 얘기를 하려고 그 말을 꺼냈는데 갑자기 당시 대통령께서 "조국 어떠십니까" 하는 바람에 확 난리가 났죠.

 

이PD) 최근에 문재인 대통령과 제가 알기로는 두세 번 정도 자주 찾아뵀던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조국) 대통령 교수님 퇴임하시고 양산 가셔서 전화를 주셔서 '한번 내려와라' 이렇게 얘기를 하셨는데 제가 "아닙니다. 안 내려가겠습니다. 제가 지금 재판 받는 와중인데 또 내려가게 되면 언론에서 또 뭐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죠. 

 

그 다음에 공식적인 어떤 계기가 있을 때 내려가야겠다 마음을 먹었고, 북 콘서트때 내려가서 행사 마치고 대통령님하고 같이 자리해서 둘이서 그냥 술만 많이 마시고 왔네요. 

 

이PD) 조국 장관님이요 독주에 강하십니다. 제가 알기로는, 문재인 대통령은 주량이 소주 한 병 왔다 갔다 하시는데 만나시면 무슨 이야기 하시나요?

 

조국) 대통령님 만나도 옛날 이야기, 세세한 얘기는 안 합니다. 둘이서 계속 술만 마셨습니다.

 

▲평산마을을 방문한 개국본 회원들과 사진 촬영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시사타파뉴스 이만우)


이PD) 말이 뭐 필요하겠습니까, 서로 아프니까 그런 얘기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조국 장관님 장관님이 저랑 대화를 나눌 때, 문재인 대통령을 단 한 번도 원망하신 적이 없어요. '이 시대의 최고의 인격자'라는 말씀을 해주셨죠.

 

조국) 현재 우리나라의 진보민주적 경향을 갖는 시민 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불만도 있고, 또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서 정책적 판단에 대해서도 불만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님도 또 문재인 정부도 부족한 게 있고 흠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김대중 대통령도, 김대중 정부도 부족함이 있었어요. 또 노무현 대통령도, 노무현 정부도 그랬습니다. 

 

그때 얼마나 사람들이 욕을 했는지 모릅니다. 지금 다 잊어버렸지만... 그걸 겪고 그 다음 정부는 앞에서 잘한 거 개선하고 못한 거 극복하고 해서 여기까지 온 겁니다.

 

문재인 정부 또는 문재인 대통령 에 대해서 불만이 있으신 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부족함이 있고 모자람이 있습니다. 

 

그것을 직시함과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인격을 한번 비교를 해보시고, 문재인 정부의 정치정책과 윤석열 정권의 정치정책을 한번 비교해보시면 약간의 위로는 되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그러고 난 뒤에, "그럼 다음 정부는 뭘 할 건가"를 고민하는 게 맞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역사의 흐름을 봤을 때, 김대중·노무현·문재인, 그 다음에 어떤 정부가 들어설까, 이 흐름 속에서 보면 우리가 크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의 여러 가지 분노나 실망 같은 경우도 잘 승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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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기자
  • 이종원 기자 / 2024-01-24 02:03:32
  • 시사타파뉴스 이종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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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달려라하니님 2024-01-28 20:23:27
    문재인대통령님의 모든 걸음들을 지지하고 사랑하고 응원합니다.
    사람을 귀히 여기신 최고의 대통령 이셨습니다.
    함께 하셨던 조국 장관님도
  • ssong님 2024-01-25 15:48:22
    응원합니다
  • 민님 2024-01-25 06:17:37
    윤석열 같은 사람이 정권 잡게 만든 장본인 이라고 비난 하는건 억지라고 생각합니다. 검찰개혁의 의지가 보였기에 우리모두 열광하지 않았던가요?! 우리모두의 잘못을 문 전대통령께 떠 넘기는걸 이해할 수가 없어요. 한번 실수했으니 두번째는 안 하면 되고 그러기 위해서 비난보다 힘 합칠 때입니다.
  • 흐르는 강물님 2024-01-25 00:34:51
    부족함을 인정하는 사람은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부족함을 채울 가능성이 있다!
  • 가치있는일,시타와함께한다님 2024-01-24 20:29:47
    지금 이 시점에 문프 공격하면 이재명대표에게 뭐가 이로울까요? 조국장관님의 말씀이 단비 같습니다.
  • 박재홍님 2024-01-24 20:17:55
    응원합니다
  • 밤바다님 2024-01-24 20:11:31
    김대중 대통령님... 노무현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님... 조국 장관님...
    모두 사람입니다... 기계가 아니라 실수도 하고 착오도 하는...
    그래도 민주 정권의 대통령님들 이셨기에 따뜻하고 살기 좋은 나라였었구요...
    다음 민주정권은 부족했던 부분 채우고 충분히 보완하여 살기 좋은 대한민국 민들기 위해서 장관님이 제안하셨던 검찰독재정권 임기단축과 4년 중임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장관님도 꼭 함께 하셨으면 좋겠다요~^^
  • 짱구 님 2024-01-24 14:30:27
    조국 장관님 항상 감사합니다
  • 김서님 2024-01-24 14:17:09
    문프와 이잼대표는 하나로 뭉쳐야 윤을 이길수 있습니다
  • 이주니어님 2024-01-24 11:20:38
    문재인 다음 정부....이재명 정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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