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의 팔순 맞이 가족여행
위암 투병 치료 후 골프여행 간 어머니 등
50대,60대 각각 40명 / 최연소 승객은 만 3살의 2021년생 남아
![]() |
▲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자 가족들이 소방 당국의 사망자 명단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무안 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연이 모두를 울리고 있다.
29일 오전 9시 7분쯤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을 태운 방콕발 제주항공 7C 2216편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 |
▲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참사 유족이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오후 5시 10분 기준 공식 확인된 사망자는 167명이다. 소방당국은 브리핑에서 "사고 때 많은 탑승객들이 기체 밖으로 튕겨져 나오면서 피해가 컸다. 구조자 2명외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수습 작업 중"이라고 했다.
탑승객들 중에서는 5급 승진 기념 여행을 갔던 동료들, 노모의 팔순을 맞아 같이 떠났던 가족들, 고등학생 형제 등이 있었던 걸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 |
▲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와 관련해 소방 당국이 사망자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오후 6시경 소방 관계자가 “현재 희생자 95명의 인적사항이 확인됐다”고 말하자 무안공항 2층 대합실은 절규와 눈물바다로 변했다. 전남 화순군 주민 최모 씨(46)는 “부모님을 효도관광으로 태국여행을 보내 드렸는데 이런 사고가 났다. 너무 죄송스러워 말을 못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위암 투병 치료가 겨우 끝나 친구들과 방콕으로 골프 여행을 갔던 어머니 김모 씨(50)의 사고 소식을 듣고 온 아들 김모 씨(22)도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 김 씨는 3년 전 사별한 남편과의 신혼여행 이후 첫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위암 수술을 받은 김 씨는 1년가량 투병하다가 최근에야 치료가 끝난 상태였다. 아들 김 씨는 “어머니가 이제 좀 건강해져서 마음이 놓였었다. 여행 가신다고 들뜨셔서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이렇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 |
▲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자 가족들이 고개를 숙인 채 소방 당국의 사망자 명단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애띤 얼굴의 한 남매는 서로의 손을 붙잡은 채 공항에서 사고 소식이 흘러나오는 TV를 줄곧 응시했다. 남매는 이날 둘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급하게 광주에서 무안 공항으로 달려왔다. 이 남매는 “평소 뉴스를 보지 않아 소식을 몰랐다가 낮 12시쯤 어머니 친구 분이 연락을 해줘서 알게 됐다. 친척 분의 차를 얻어 타고 공항에 오게 됐다”고 울먹였다.
한 70대 부부는 아들 가족 4명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아이고 우리 애들 불쌍해서 어떻게”라고 절규했다. 희생자의 아버지라고 밝힌 한 남성은 “비행기에 탄 아들 부부의 소식을 듣기 위해 병원에 연락했지만 확인이 안된다고 해 무작정 공항으로 달려 왔다”고 했다.
![]() |
▲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자 가족들이 소방 당국의 사망자 명단 발표를 듣고 있다. 가족을 찾으며 애타는 마음 (사진=연합뉴스) |
이번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전남·광주 지역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도 슬픔에 잠겼다. 실제로 전남 영광군 군남면에 거주하는 일가족 9명이 비행기에 탑승했다 실종됐다. 전남도 출연기관에서도 함께 여행을 떠난 젊은 연구원들이 실종됐다. 전남도교육청에서는 2019년경 사무관으로 승진한 후 동기 모임을 가졌던 여성 간부 5명이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 |
▲ 정우영 SBS 스포츠 캐스터의 트윗글 (출처=정우영 X) |
또한 사망자 중에는 다수의 언론사 기자들을 비롯해 KIA 타이거즈 관계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 여행사가 크리스마스 3박 5일 일정으로 마련한 해당 여객기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상당수 탑승했다. 희생자 중에는 50대, 60대가 각각 40명으로 가장 많았고 최연소 승객은 만 3살의 2021년생 남아로 밝혀졌다.
![]() |
▲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참사 유족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사고 수습을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현장긴급구조통제단을 구성한 전라남도는 무안공항 현장에 임시안치소를 설치해 시신을 안치하고 있으며 이후 무안스포츠파크에 합동 분향소를 꾸려 유가족들에게 숙소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