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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 1주기 콘크리트 둔덕 앞 놓인 국화 (사진=연합뉴스) |
179명이 숨진 ‘12·29 제주항공 항공기 참사’ 와 관련해, 사고 당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정부 용역 결과가 공개됐다.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인명 피해를 키운 결정적 요인이 공항 시설물이었다는 분석이 공식 보고서로 확인되면서 참사의 성격이 ‘불가항력’에서 ‘관리 실패’로 옮겨가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가 공개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용역을 수행한 한국전산구조공학회는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무안공항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을 지지하는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을 경우, 여객기는 동체착륙 후 활주하다가 멈췄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기체가 받는 충격은 크지 않아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다.
사고기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이후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활주로에 동체착륙했고, 이후 활주 중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면서 폭발했다. 보고서는 둔덕이 콘크리트가 아닌 ‘부러지기 쉬운 구조’였다면, 항공기는 공항 외곽으로 미끄러져 나갔을 가능성이 크며 중상자도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분석은 사고 피해를 키운 요인이 항공기 결함이나 조종 미숙이 아니라 공항 인프라 설계·관리 문제였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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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만에 다시 돌아온 처참한 현장 (사진=연합뉴스) |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국토교통부가 무안공항 방위각시설이 안전 기준에 미달했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시설은 공항 안전 운영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2020년 개량사업 당시 정밀 접근 활주로 착륙대 종단에서 240m 이내 시설은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개선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고 직후 국토부가 “규정 위반은 없다”고 밝혔던 기존 입장을 사실상 번복한 것이다. 당시 국토부는 해당 둔덕이 종단안전구역 밖에 위치해 규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았지만, 이번에는 ‘규정의 물리적 해석에만 매달린 판단이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국회 ‘12·29 제주항공 참사 특별위원회’ 간사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둔덕이 없었다면 사망자 ‘제로’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정부의 기존 해명이 무너졌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구조물 설치 과정과 책임 소재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이번 참사가 자연재해나 불가피한 사고가 아니라, 예방 가능한 인재였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고 원인 규명과 별도로 공항 안전시설 관리 책임, 국토부의 사전 점검·감독 실패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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