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로 간 10만명, 돌아온 건 9만7천명…숫자로 본 스캠 현실

최근 3년간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 중 매년 2~3천명 미복귀
현지 ‘스캠 단지’ 내 감금·사망 의혹...정부 추정치보다 훨씬 많을 듯
경찰-법무부, 송환자 구속 및 범죄수익 환수 추진
▲ 캄보디아 범죄단지 '태자단지' (사진=연합뉴스)

최근 3년간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 중 매년 2천~3천명 이상이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스캠(사기) 산업’에 가담하거나 범죄단지에 감금된 사례가 늘고 있어, 정부의 피해자 구조 및 범죄수익 환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미복귀자 3,209명, 2023년 2,662명, 2024년 3,248명으로 확인됐다.

2021년 113명에 불과했던 수치가 불과 3년 만에 30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올해(2025년)도 8월까지 이미 864명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캄보디아행 한국인은 2021년 5,476명에서 2024년 1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입국자 수는 매년 수천 명 적어, 상당수가 귀국하지 못하거나 범죄에 연루돼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

“스캠 단지에만 한국인 수천 명”…감금·사망 은폐 정황도

캄보디아 현지 ‘웬치(범죄단지)’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정부 추정치(1천명)보다 훨씬 많다”고 입을 모았다. 현지 관계자 A씨는 “캄보디아뿐 아니라 중국·태국을 거쳐 밀항하는 사람도 많다”며 “한국인만 2천~3천명은 될 것”이라고 증언했다.

범죄단지 근무자 출신 B씨는 “단지 내 한국인만 50명 정도였고, 일부는 돈을 벌어 다른 지역으로 회사를 세웠다”고 전했다. 그는 “소각장을 운영하는 단지도 있어 사망자 처리 및 장기매매 정황도 있다”고 말했다.

박찬대 의원은 “정부 추정과 현지 증언의 격차가 너무 크다”며 “개별 출입국 기록과 영사·경찰 자료를 전면 대조해 미복귀자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영사조력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해외 스캠 피해자 구조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2025.10.18 (사진=연합뉴스)

경찰, 캄보디아와 공조 강화…송환자 상당수 구속심사

한국과 캄보디아 경찰은 20일 서울에서 양자 회담을 열고 스캠 범죄 대응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치아 삐어우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은 ‘코리안 데스크’ 설치 및 합동 대응 TF 운영 방안을 협의했다.

지난 18일 캄보디아에서 전세기로 64명의 한국인 피의자가 송환됐다. 경찰은 이들 중 상당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 전국 법원에서 영장 실질심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노쇼 사기 등 다수 범죄 유형이 얽혀 있다”며 “조직적 범죄 연계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로 알려진 태자단지 내외부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사진=연합뉴스)

정부 “캄보디아 범죄수익 환수 추진”

법무부는 국제형사사법공조조약(캄보디아와 2021년 발효)에 따라, 캄보디아 범죄조직이 우리 국민을 상대로 벌어들인 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피해자와 피해액이 특정되면 외교부를 통해 환수 요청을 보내고, 캄보디아 정부가 수사·압류 후 반환하는 절차다.

법무부는 “유죄 확정 시점에 피해액을 특정해 환수 대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죄 조직 단위로 환수를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는 현재 ‘동남아의 신(新)인신매매 허브’로 불릴 만큼 불법 사기 산업이 확산됐다”며 “실종·납치 피해자 수가 공식 통계의 몇 배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국제 형사공조·해외 치안협력 시스템 강화를 통해 ‘보이스피싱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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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기자
  • 이종원 기자 / 2025-10-20 11:28:26
  • 시사타파뉴스 이종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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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깜장왕눈이 님 2025-10-20 11:39:37
    돈벌이를 위해 범죄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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