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전투기 오폭, 비행중 조종사 간 좌표 교차 확인 절차가 없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중간조사 결과 발표
좌표 입력 실수 두고 조종사들 진술 엇갈려
공군, 좌표 중복 확인 절차 보완 및 강화 대책
▲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공군 KF-16 전투기 오폭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공군이 10일 KF-16 전투기 오폭 사고의 주요 원인은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했고 3차례 확인 절차도 게을리했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지휘관들의 관리·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봤다. 비행 중 같은 편대 조종사들이 사격 전 좌표를 교차 확인하는 절차가 없는 등 시스템에도 구멍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KF-16 전투기 오폭 사고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종사들의 과실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우선 같은 편조에 소속된 KF-16 전투기 조종사 2명이 사고 발생 전날인 지난 5일 폭탄을 투하할 좌표를 잘못 입력하면서 문제가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선임인 1번기 조종사가 표적을 포함한 좌표를 2번기 조종사에게 불러줬고, 2번기 조종사가 비행임무계획장비 컴퓨터에 이를 입력했다. 그러나 위도 7자리와 경도 8자리 가운데 위도 한자리를 잘못 넣었다. ‘05’를 ‘00’으로 오입력한 것이다. 1번기 조종사가 잘못된 표적을 불러준 것인지, 2번기 조종사가 입력 과정에서 실수한 것인지는 서로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후 조종사들은 비행임무계획장비 컴퓨터에 입력한 좌표를 종이로 출력한 뒤, 지침을 받은 좌표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첫번째 확인 기회를 놓친 것이다. 당시 장비 오류로 출력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공군 관계자는 그러나 “출력이 안되더라도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확인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신 본래 지침을 받은 좌표를 종이에 수기로 적어 전투기 탑승 때 지참했다.

조종사들은 좌푯값을 비행자료전송장치(저장장치)에 담은 뒤 이를 비행 당일인 지난 6일 전투기의 임무 컴퓨터에 꽂아 좌표를 전송·입력했다. 2번기는 저장장치 오류로 좌표를 저장할 수 없게 되자, 지참한 종이에 적힌 올바른 좌표를 수동으로 전투기에 입력했다. 결과적으로 1번 전투기에는 잘못된 좌표가, 2번 전투기에는 제대로 된 좌표가 설정된 것이다. 1번 조종사는 전투기에 입력된 좌표와 수기로 적은 좌표를 비교·확인해야 했지만 이를 지나쳤다. 실수를 바로잡을 두번째 기회도 놓친 것이다.

1번기 조종사는 비행 중에 육안으로 표적을 재확인하는 세번째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표적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합동최종공격통제관(JTAC)에 “표적 확인”이라고 통보하고 폭탄을 투하했다. 공군은 “비행경로와 표적 지역 지형이 사전 훈련 때와 약간 다르다고 느꼈지만, 항공기에 나타난 비행정보를 믿고 임무를 강행했다”라며 “정해진 탄착시간을 맞추느라 조급해져 맹목적으로 투하했다”고 말했다.

정확한 좌표가 입력된 2번기도 1번기의 지시에 따라 동시에 폭탄을 투하했다. 당시 전투기 두 대가 동시에 공격을 가하는 전술 훈련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2번기는 1번기와 밀집 대형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느라 좌표에서 벗어난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2번 전투기에는 올바른 좌표가 입력됐던 만큼, 조종사들이 사격 전에 좌표를 비교·확인하는 절차가 구비됐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공군은 부대 지휘관의 관리·감독에도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부대 전대장(대령)은 훈련 계획 및 실무장 사격 계획서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대장(중령)은 조종사들의 비행준비 상태를 적극 확인·감독하지 않고 일반적인 안전 사항만 강조했다. 현재 규정상 이들 지휘관이 좌표 입력을 점검할 의무는 없다. 공군 관계자는 다만 “조종사들이 표적을 보지 못했을 때, 임무를 어떻게 포기할 것인지 등의 실무장 검토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공군은 표적 좌표를 중복 확인하는 절차를 보완·강화한다는 내용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최종 공격 단계 전에 조종사들이 좌표를 서로 확인하는 절차를 신설하고, 중앙방공통제소(MCRC)에 전담 통제사를 지정해 좌표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조종사가 실무장 임무 때 부대 지휘관에게 비행계획과 임무 결과를 대면 보고하고, 대대장이 브리핑에 직접 참여하는 등 지휘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공군은 “이번 조사 결과를 모든 조종사에게 교육해 실무장 훈련에 대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제고하고 주기적인 비정상 상황 조치 훈련을 통해 대응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포천시, 전투기 오폭 사고 '재난심리지원단' 운영

 

한편 재난심리지원단은 노곡2리 마을회관에 본부를 두고 심리적 응급처치(PFA), 심리상담, 선별검사, 의료기관 연계, 심리 안정 물품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하며 치료를 돕는 방문상담반도 운영하고 있다. 

지원단장인 박은숙 포천보건소장은 "심리 회복은 무엇보다 가장 우선시 돼야 하는 과정"이라며 "지원단이 심리적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주민들의 마음의 쉼터가 돼 일상생활로 빠른 복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사타파뉴스
  • 시사타파뉴스 / 2025-03-11 09:18:07
  • 시사타파뉴스
카톡 기사보내기 https://m.sstpnews.com/news/view/1065572292117578

URL주소가 복사 되었습니다.
이제 원하는 대화방에서 붙여넣기 하세요.

뉴스댓글 >

댓글 3

  • 밤바다님 2025-03-11 20:54:30
    공중에서 폭탄을 투하하면서 좌표를 정확하게 중복 확인으로 철저히 확인하고 또 확인을 하지않을 수가 있는 건지...
    그 실수로 인해 주민들은 생명을 잃을뻔 했고 집도 잃었는데 정말 무책임하고 한심하기만하네요
    부상당하신분들 무탈하게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 WINWIN님 2025-03-11 18:48:59
    나라꼬라지가 한심하다
  • 깜장왕눈이 님 2025-03-11 10:01:25
    술주정뱅이가 저지른 국방 안보 조직과 시스템의 와해 결과

"함께하는 것이 힘입니다"

시사타파 뉴스 회원이 되어주세요.

부패한 기득권 세력에 맞서 국민들의 알 권리 충족과 진실 전달에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