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펄에 계좌 맡기고 수익 주기로" 시세조종 인식 정황 담겨
검찰 재수사팀과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에서 김건희 출석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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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6.3 대통령 투표하는 김건희 (사진=연합뉴스) |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 혐의를 재수사하는 서울고검이 공소시효가 남은 ‘2차 주가조작’ 시기 김건희 육성이 담긴 녹음파일 수백개를 확보했다. 김건희가 자신의 계좌를 이용해 주가조작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불기소했다.
17일 서울고검은 지난 4월25일 재수사에 착수한 뒤 미래에셋증권을 압수수색해 김 여사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김건희의 계좌를 관리하던 증권사 직원과 김건희가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녹음파일에는 김 여사가 '블랙펄인베스트에 계좌를 맡기고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취지로 직접 말하는 육성도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공소시효가 남은 2차 작전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 이뤄진 통화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조작에 김건희 명의의 미래에셋 계좌가 이용된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김건희가 주가조작을 인지했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다.
검찰은 파일 분석 결과 김건희가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는 이 통화에서 ‘계좌 관리자 측에 일정 수익을 줘야 한다’ ‘계좌 관리자 측이 수익금 배분을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2차 작전 시기 주포였던 김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이런 내용을 물었다고 한다.
또 검찰은 과거 수사 때 블랙펄인베스트를 압수수색하며 확보한 ‘김건희’란 이름의 엑셀 파일을 작성한 것으로 지목된 블랙펄 전 직원 이모씨도 조사했다. 이 파일에는 김건희 명의 계좌 인출 내역과 잔액 등이 정리돼 있었지만 김건희와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검찰이 이번에 확보한 통화 녹음 중에는 김건희가 해당 파일 내용과 일치하는 수치를 언급하는 대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조작을 주도한 블랙펄 측이 김건희에게 당시 거래 상황을 알려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건희의 계좌 3개가 주가조작에 이용된 사실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확인됐다. 김건희는 주가조작을 몰랐다고 주장했고,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도 이를 인정해 김건희를 불기소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이 4년6개월 동안 확보하지 못한 증거를 서울고검이 두 달도 되지 않아 확보하면서 앞선 수사가 부실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검찰 재수사팀은 전날 김건희 측에 늦어도 다음 주까지 서울고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요구서도 보냈으며,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도 김건희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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