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성명 "권력의 거짓과 겁박에도 위축되지 않는다"
CBS "대통령실은 사과하고 경찰수사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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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노컷 뉴스 보도 영상 캡처 |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을 취재한 CBS노컷뉴스 기자가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입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이틀 뒤인 9일, 해당 CBS 기자는 윤 대통령이 자주 라운딩을 한다는 정보를 접하고, 태릉 골프장을 살피며 현장에 대기했다.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장면을 포착한 취재진이 골프장 울타리 밖에서 취재를 이어가던 중 7~8명의 경호처 직원들은 기자를 둘러싸고 휴대전화를 강탈했다.
경호처 직원들은 신원 확인 및 소지품 검사, 정보 출처를 캐묻는 등 취조까지 했다. 이후 경호처 직원들은 취재진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이날 기자를 ‘건조물 침입죄’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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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노컷 뉴스 보도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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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노컷 뉴스 보도 영상 캡처 |
현재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김봉식 서울청장은 사실 관계 확인 차원에서 경호처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며 "(당시 기자가) 휴대폰을 빼앗겼다고 하는데, 확인 과정에서 그런 강제성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경호처가 사진 삭제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행할 수 있기에 임의로 그런 것을 요구할 순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 경호처는 “적법한 경호안전 활동에 대한 왜곡된 판단과 보도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18일 경호처 관계자는 “지난 9일 비공식 경호행사 중 신원불상의 인원들이 경호구역에 은신해 불법 촬영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해 관련 법률과 규정 등에 따라 적법하게 조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호처 관계자는 “당일 현장 근무자들은 신원불상의 인원들을 정문 부근에서 발견해 촬영을 제지하고 이미지 삭제 조치를 취했다”며 “신분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들은 1시간여 뒤 정문을 통과, 숲속에 은신한 상태에서 촬영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현장 근무자들이 다가서자 도주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며 “현장 근무자들은 경호 위해 상황으로 판단해 즉각 추적해 붙잡아 위해 시도 여부를 확인한 뒤 경찰에 인계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사정이 이런데도 일각에서 합법적 취재에 대한 과잉 대응 운운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1차 제지 이후 2차 숲속 은신까지 감행한 것은 경호 위해 상황이 명백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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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자협회 CBS지부 성명 (출처=언론노조 CBS지부) |
CBS 측은 "나가달라는 요청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대통령실이 사과하고 경찰 수사도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CBS지부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기가 막힐 일이다. 전무후무한 '와이프 정권', 'V0 정권' 윤석열 정권에서 기막힐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지만, 정상적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자의 휴대전화를 강탈하고 심지어 해당 기자를 입건한 것은 명백한 언론탄압이자 취재 방해”라며 윤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역시나 '입틀막' 경호처 다운 반민주적 대응"이라며 "국군 장병들에게 골프금지령이 떨어진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국군통수권자로서 골프 친 이유가 무엇인지나 밝히라"고 비판했다.
진보당도 “대통령실의 거짓 해명과 기자 폭력에 즉각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한국기자협회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대통령 경호처의 잘못된 대응과 경찰의 입건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권력의 거짓과 겁박에도 언론은 위축되지 않는다윤석열 대통령이 골프를 친 현장을 취재하던 CBS 기자가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경찰에 입건됐다. 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일이다.CBS 기자는 윤 대통령이 군 골프장을 자주 찾는다는 정보를 취득한 뒤, 현장에서 확인하려고 했다. 태릉골프장 안팎을 살피는 취재에 들어갔는데, 이는 언론의 역할과 책무를 다하려는 기자의 취재 전범에 충실한 과정이었다. 이 기자는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이틀 뒤인 지난 9일, 윤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인지하고 현장에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태릉 골프장을 살피며 대기했다.당시 골프장 주변은 단풍철을 맞아 일반인 관광객의 출입이 넘쳐날 정도로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였지만, 경호처는 현장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이후 경찰은 건조물침입죄 혐의로 기자를 입건했다. 통탄할 일이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앞서 ‘트럼프 당선인과 골프 외교를 위해 최근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8월부터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은 고사하고, 트럼프의 패배 가능성이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던 시점이었다. 언론과 국민을 상대로 한 설명이 거짓이었다는 게 정치권과 언론계의 평가다.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보도한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국민적 관심사다.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를 상대로 제보의 출처를 캐묻고, 제보자 색출에도 나선 대통령실의 처신은 잘못된 것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권력의 겁박과 거짓 해명은 진실을 가릴 수 없으며, 기자의 휴대전화 강탈과 경찰의 입건으로 언론의 사명이 위축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우리는 이번 CBS 기자에 대한 대통령 경호처의 잘못된 대응과 경찰의 입건에 분노한다. 이번 사안은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해당 언론사에 잘못을 저지른 대통령실의 사과와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촉구한다. 경찰이 건조물 침입 혐의로 입건했다는 한국기자협회 소속 CBS 기자에 대한 잘못된 조처와 처벌은 더더욱 없어야 할 것이다.2024. 11. 18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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