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달성 청청유랑단 단장은 윤리심판원에 제명 제소
- “후보 선택과 투표는 당원 본인이 직접 했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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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8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고령 권리당원의 모바일 투표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정달성 청청유랑단 단장에 대해 ‘대리투표’ 등 선거부정 행위를 인정하고 제명 제소를 의결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불과 하루 전 지역위원회 사무실을 이용한 특정 후보 지지 전화와 선거운동원 금품 제공 약속 의혹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각한 선관위가, 모바일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 당원에게 투표 절차를 안내했다는 사안에는 제명 제소를 의결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중앙선관위는 13일 공고를 통해 “선거부정신고센터에 접수된 정달성 당원의 선거부정 행위에 대해 심의한 결과, 선거부정(대리투표, 피켓 활용 등) 행위를 통해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청래 후보의 지지활동을 수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정 단장을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제명 제소했다. 다만 제명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최종 징계 여부는 윤리심판원이 결정한다.
정달성 “투표 방법 안내와 대리투표는 전혀 다른 문제”
논란은 전남 순천 아랫장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시작됐다. 영상에는 모바일 투표 방법을 묻는 고령 권리당원의 휴대전화를 정 단장이 건네받아 투표 절차를 안내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했고 선관위는 선거부정 행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정 단장은 “투표 방법을 안내한 것과 대리투표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정 단장은 “모바일 투표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권리당원이 투표 방법과 절차를 문의해 설명해 드린 것”이라며 “후보자 선택과 투표는 해당 권리당원 본인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직접 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후보를 대신 선택하거나 투표권을 대신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일부 장면만으로 대리투표라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관계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 단장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해당 권리당원의 증언 영상 등 관련 자료도 확보했다며 사실관계와 다른 내용이 유포될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지지 전화방’ 의혹에는 증거 부족 판단
이번 결정이 더욱 논란이 되는 이유는 선관위가 전날 내린 ‘불법 전화방’ 의혹 관련 결정과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정청래 후보 측은 지난 11일 민주당 광주 북구을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김민석 후보를 위한 조직적인 전화 선거운동이 이뤄지고 선거운동원에게 금품 제공이 약속됐다는 제보를 접수했다며 당 선관위에 신고했다.
정 후보 측이 공개한 녹취에서 전화를 건 인물은 자신을 “김민석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자원봉사자”라고 소개하며 “8월 11일부터 당대표 선거가 시작되니 1순위로 기호 3번 김민석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화를 어디에서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진숙 의원 사무실에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녹취에서는 전화를 받은 사람이 “일당을 안 줄 수도 있으니 일당을 꼭 받으라”고 말하자 전화를 건 인물이 “알겠다”고 답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 후보 측은 지역위원회 사무실을 이용한 특정 후보 선거운동과 금품 제공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민주당 선관위는 녹취만으로 위반 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신고를 기각했다.
전진숙 의원 측은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순수한 자원봉사자”라며 “정 후보 측 인사들이 김민석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 청년 자원봉사자에게 유도신문을 한 뒤 악의적인 녹취를 만들어 유포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이 김민석 후보 측 캠프에서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도 기각됐다. 선관위는 황 최고위원 측의 소명자료를 검토했으나 캡처 사진 외에는 충분한 입증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전화방은 ‘입증 부족’, 투표 안내는 ‘제명 제소’
선관위가 두 사안을 판단하면서 일관된 사실 확인과 입증 기준을 적용했는지를 두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정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특정 후보 지지를 요청하는 전화가 이뤄졌다는 발언이 담긴 녹취와 금품 제공 가능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화가 공개됐지만, 선관위는 “녹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반면 고령 당원의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모바일 투표 절차를 안내한 장면에 대해서는 실제 후보 선택과 최종 투표 행위가 누구에 의해 이뤄졌는지, 해당 당원의 의사가 왜곡됐는지 등을 충분히 확인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대리투표’로 판단하고 제명 제소까지 의결했다.
정 단장의 설명대로 후보 선택과 투표가 권리당원 본인의 의사에 따라 직접 이뤄졌다면, 이를 다른 사람의 투표권을 대신 행사한 ‘대리투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도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모바일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 당원에게 접속 방법과 투표 절차를 설명하는 행위까지 대리투표로 판단될 수 있다면, 허용되는 안내와 금지되는 개입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관위는 공고에서 ‘대리투표, 피켓 활용 등’이라고 밝혔지만 각각 어떤 행위가 어떤 당규 조항을 위반했는지, 정 단장이 제출했다는 당사자 증언과 관련 자료를 어떻게 판단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지역위원회 사무실을 이용한 조직적 전화 선거운동 의혹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잣대를 적용하고, 정청래 후보를 지지하는 현장 활동에는 가장 무거운 징계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선관위의 엄정한 경선 관리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엄정함은 후보와 지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될 때 비로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전화방 의혹은 입증자료가 부족하다며 기각하고, 당사자가 직접 후보를 선택하고 투표했다고 반박하는 사안에는 제명 제소를 의결했다면 선관위는 판단의 구체적인 근거와 적용 기준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이번 논란은 당원 한 명의 징계 여부를 넘어 8·17 전당대회의 공정성과 민주당 선관위에 대한 신뢰가 걸린 문제다. 윤리심판원은 일부 영상만이 아니라 전체 촬영 내용과 해당 권리당원의 증언, 실제 투표 과정 및 정 단장이 제출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확인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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