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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정의당 집행부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현행 선거제도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선언하며 제안한 '통합형 비례정당' 참여 문제를 놓고 녹색정의당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통합형 비례정당이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정당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에 '위성정당 반대'라는 명분론과 '당 재건을 위한 의석수 확보'의 현실론이 충돌하고 있다.
그동안 정의당은 양당 기득권 구조 타파와 소수정당의 원활한 원내 진입이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며 위성정당 창당에 반대 목소리를 꾸준히 냈다.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병립형 회귀가 아닌,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를 주장해온 녹색정의당 입장에서는 최악은 피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면서도 "위성정당방지법 제정을 통해 준연동형 비례제도의 취지를 온전하게 살리지 못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적었다.
이런 맥락에서 당내에서는 녹색정의당이 추구해온 가치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론이 여전히 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색정의당 관계자는 "결국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연동형의 기본 취지를 살리는 건 아니기 때문에 비판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정의당이 의석수에서 피해를 봤다는 인식도 자리잡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연대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위한 선거법을 강행 처리했지만, 이후 거대 양당이 모두 위성 정당을 만들면서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정의당은 정당투표에서 10%에 가까운 9.67%를 받았지만, 위성정당에 따른 양당 독점 구조 공고화 속에 6석의 의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며 이후 민주당 2중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민주당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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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정의당 인재영입 입당식 (사진=연합뉴스) |
반면 미미한 지지율로 당이 생사기로에 섰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민주당의 제안을 마냥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통합형 비례정당 참여 여부에 따라 22대 국회에서 의석수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민주당이 제안한 통합형 비례정당이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진보 세력을 아우르는 틀로 작용할 수 있어 동참 명분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녹색정의당의 다른 관계자는 "위성정당은 안 된다는 입장이 분명하지만,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한 연대도 중요한 가치"라며 "지도부가 현실적 문제를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역구 문제, 비례 선거를 포함한 선거 대연합'을 거론한 만큼 지역구 연대 논의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녹색정의당은 전망하고 있다.
지역구 연대 문제가 통합형 비례정당 참여 속에서 더욱 원활하게 논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녹색정의당이 현실론을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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