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에 이어 윤석열에 '환승충성'중인 박장범
KBS 기자 495명 반대 성명에, 박장범 “반성할 생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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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기자회견 (출처=언론노조) |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KBS 기자들이 ‘박 후보자를 거부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잇달아 발표한 데 대해 “반성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자가 사장으로 제청된 지난달 23일 이후 KBS 내부 게시판에는 KBS 취재·촬영기자 30개 기수(18~35기, 37~43기, 45~48기, 50기)가 쓴 연명 성명 18개가 올라왔다. 참여 기자 수는 495명이다.
김건희 여사가 디올백을 받은 일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앞에서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마한 백’ 등으로 돌려 말하던 박 후보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되면, 한국방송은 더욱 노골적인 ‘땡윤방송’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게 기자들의 우려다.
지난해 1월 입사한 막내 기수인 50기는 성명에서 “앵커가 뉴스를 사유화해 사장 자리를 얻어내는 사이, 우리는 현장에서 부끄러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했다”며 “제보가 줄고 신뢰도는 하락하는 사이, 지역국에서는 수신료 항의 전화에 응대하는 법까지 배워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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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한국방송 (사진=연합뉴스) |
박 후보자는 기수별 성명에 대해 “새겨들을 말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반성은 안 하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특별히 성명에 대해 반성할 생각은 없다. 반성할 내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가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 신년대담 중 김건희 여사가 받은 디올백을 ‘파우치’라고 표현한 것이 권력에 대한 아부라는 지적에 대해선 “파우치는 팩트(사실)이고 상품명”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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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2월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건희 명품백 수수에 대해 '파우치'로 표현하며 의혹 축소 논란 장면 (사진=연합뉴스) |
한편 박 후보자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한 보도를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국정농단' 취재부서인 사회2부 부장으로 재직하며 의도적으로 보도를 지연시키거나 누락시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KBS 진실과미래위원회 활동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2018년 작성된 이 보고소에 따르면 KBS 기자들은 박장범 후보자가 '최순실 국정농단' 초기부터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특혜입학 의혹에 대한 보도를 지연시켰다고 진술했다.
2016년 10월 14일 한 사회부 기자는 정유라 씨 의혹에 대해 이화여대 교수협의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해명 간담회를 연다는 온라인 단신을 작성했다. 하지만 당시 사건팀장은 "박장범 부장이 수원연수원에 가있던 날이었는데도 전화가 와서 기사 싸인을 넣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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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보고서에 따르면 "부장이 처음에는 기사 요건이 안 된다고 말하다가, 내가 '기사 요건이 안 되는 건 아니니 수정해보겠다'고 하자 '지금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어 박 후보자가 "'정유라는 최순실의 딸일 뿐, 사건 본질이 아니다'고 자신 있게 말했고, 그런 워딩보다 더한 워딩도 했다"면서 결국 단신 보도는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 후보자가 '태블릿PC'가 진짜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그는 취재기자들에게 '태블릿 PC'의 진위 논란을 확인해야 보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 기자에게 "야 이게 맞겠어? PC가 가짜일 수 있다"고 막았으며 정작 태블릿PC가 최순실 씨 것으로 보이는 내용은 취재를 막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박 후보자가 2016년 12월 KBS 사회2부에 최순실 측의 일방적 주장을 상세히 다루는 심층 리포트를 지시했다가 취재기자가 태블릿 PC를 최 씨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을 단독 취재하자 방송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당시 박 후보자의 지시를 받았던 취재기자들은 "박장범 부장의 지시와 데스킹은 매우 의도적"이라며 "위에서 말도 안 되는 취재와 제작 지시가 내려오면 이를 '킬'하기 위해 취재하러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박장범 후보자는 과거에는 '박근혜-최순실'에게 충성하더니 이번 정권에서는 '윤석열-김건희'로 환승 충성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KBS 사장이 될 경우 더 심각한 '보도농단'이 일어날 것"이라고 공영방송 사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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