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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서 경찰에게 침 뱉은 김모씨 구속심사 (사진=연합뉴스) |
아프리카 사막에 사는 마사이족은 사자 사냥으로 유명하지만, 독특한 인사법으로도 알려져 있다. 마사이족은 반가움과 축복의 표시로 서로에게 침을 뱉는다. 메마르고 건조한 지역 특성상 물이 매우 귀하기 때문에, 침을 나누는 것은 귀한 것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론 아무에게나 침을 뱉는 것은 아니다. 외부 사람들과 인사할 때는 이런 풍습을 적용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누워서 침 뱉기'라는 속담이 있듯이 침은 자신에게도, 상대방에게도 피해를 주는 행위로 인식된다. 특히 타인에게 침을 뱉는 행위는 형법상 처벌 대상이 된다.
2015년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을 찾아간 한 남성이 현관문을 연 여성의 얼굴에 두 차례 침을 뱉은 사건에서 법원은 폭행죄를 인정해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또 2020년 충남 서천에서는 쓰레기 투기 장소 이전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이장이 주민의 얼굴에 침을 뱉어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그렇다면 얼굴이 아니라 차량 안을 향해 침을 뱉으면 어떨까. 2020년 서울 광진구 영동대교 북단 사거리에서 차선 양보 문제로 다투던 중 한 운전자가 상대 차량 창문 사이로 침을 뱉은 사건이 있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고 폭행죄를 인정해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이며, 침이 직접 신체에 닿지 않았더라도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면 폭행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부싸움 도중 변호사였던 남편이 반찬과 찌개에 계속 침을 뱉은 사건에서는 대법원이 재물손괴죄를 인정해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사람뿐 아니라 타인의 재물에 침을 뱉는 행위 역시 범법행위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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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의 판사봉은 법치주의와 사법 정의를 상징한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
공공장소에서 함부로 침을 뱉는 행위 역시 경범죄처벌법 제3조에 따라 1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 대상이다. 경찰관에게 침을 뱉을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같은 법적 판단은 우리나라만의 기준이 아니다. 1997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법원은 1704년 영국 판례를 인용하며 타인에게 침을 뱉는 행위를 폭행이라고 판시했다.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경찰관에게 침을 뱉는 등의 행위로 징역 70년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침 뱉기를 감염 위험을 동반한 행위로 인식하면서 각국의 처벌도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 6월 26일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에게 침을 뱉고 욕설을 한 여성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도주 우려와 재범 우려,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된 이유는 경찰관이 국가의 공권력을 행사하는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형법 제136조는 공무집행을 방해한 사람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구속은 핸드볼경기장 주변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한 첫 번째 사법적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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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16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김민수 최고위원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2026.6.16 (사진=연합뉴스) |
핸드볼경기장 주변에서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 의혹도 잇따랐다. 돌로 시민의 머리를 가격한 특수폭행 의혹, 어깨를 밀치거나 깃대로 얼굴과 복부를 가격한 폭행, 보드마카로 눈을 찌른 행위, 유소년 선수의 소지품을 임의로 검사한 행위 등이 있었다.
경찰관조차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만 불심검문을 할 수 있으며, 임의로 소지품 검사를 요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법 점거 시위대가 시민들에게 소지품 검사를 요구하거나 출입을 막는 행위는 위법 소지가 크다. 또한 핸드볼경기장 출입을 방해한 행위 역시 업무방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경찰관에게 침을 뱉은 행위에 대해 신속하게 법이 작동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법의 보호는 공권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같은 현장에서 일반 시민들이 당한 폭행과 업무방해, 권리침해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가 뒤따라야 한다.
법치주의는 공권력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불법 점거로 인해 시민과 국민이 입는 피해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역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도 법이 같은 원칙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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