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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지하차도를 살피는 복구요원들 (사진=연합뉴스) |
뭐라 할 말도, 해 줄 말도 없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 이미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정작 벌어진 재난의 참상을 보고 있자면 기가 막혀 한숨만 나온다.
윤 대통령은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어 "대통령이 당장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는 입장이기에 꾸준히 상황을 모니터링 했다"며 당장 귀국하지 않은 변명을 늘어 놓았다.
최소한 집과 재산을 잃은, 아니 생명을 잃은 국민들 앞에 머리라도 조아려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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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현장에서 뭔가를 설명하는 듯한 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두 달전인 5월 20일, G7 정상회의 도중 자국의 폭우와 홍수로 9명이 사망하고 마을 40여곳이 침수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조기 귀국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폭우 피해를 애도하며 위로를 전한다'는 사진을 게재하며 자랑하기 바빴다.
이탈리아 총리가 귀국한 후에도 사망자는 최종 14명으로 늘어났지만 적어도 무책임 논란은 없었다.
윤 대통령이 전쟁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고 밝혔던 지난 15일 6시는 이미 사망 22명, 실종 14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중대본을 통해 발표된 상황이었다.
인구수로만 봐도 2011년 기준 이탈리아는 5911만, 대한민국은 5174만으로 차이가 크다.
국민 숫자도 많고 사망 피해도 적었는데 해외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한 총리와, 불과 두 달 전 유사한 상황에서 그를 위로했는데도 자신의 업적이라 생각되는 성과를 위해 굳이 일정을 연기하고 시답지 않은 해명만 늘어놓는 정치인의 차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피해로 이어지는듯 하다.
겨우 17일 오전에야 귀국한 윤 대통령은 집중호우 대처와 관련하여 "(기후) 이상 현상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인식은 완전히 뜯어고쳐야 된다"고 공무원들을 질타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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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빠지기 시작한 오송 지하차도 (사진=연합뉴스) |
돌아보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소위 보수 정권이 집권할 때 마다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일이다.
일 머리가 없는 이들은 상황이 발생하면 판단을 미루고 보고 받는데 집중한다.
조금 더 정보가 많으면, 구체적인 정보가 있으면 하고 대처를 미룬다. 그래서 재난의 피해를 키운다.
실전 경험을 통해 문제 해결능력을 갖추었다면 대응은 달라질 수 있지만, 불행히도 윤 정부 역시 '질타' 능력만 갖춘 재난 앞에 무능한 정부임이 드러났다.
핑계조차 성의있게 댈 줄 모르는 윤 정부의 국민 무시는 대통령 부인이 16명이나 되는 경호원을 뚫고 들어온 '호객행위'에 상점을 들어갔다는 말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현장을 찾은 국토부 장관 원희룡은 견인차가 들어와야 한다는 구조대의 설명에도 짧게 코멘트를 남기겠다며 진입을 방해했고, 그 옆에는 충북도청 국장이 히죽히죽 웃으며 장관을 반겼다.
350mm의 역대 최대 일강수량을 경신한 군산에서는 토사유실이나 침수등의 피해는 비슷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왜 그랬는지, 단순히 운이 좋았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피해는 여전할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진행된 행정안전부의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는 모두 사라졌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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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피해를 입은 공주의 한 가정 (사진=연합뉴스) |
윤 대통령의 임기는 전체의 24%가 지났고 아직 3년 297일이 남았다.
각자도생(各自圖生). 뼈 아프게 와 닿는 이 표현마저 고품격으로 느껴진다면 바꿔라.
살아남자. 생존해라.
물이 차오른 지하차도에서는 중앙선을 넘어서라도, 역주행 벌금을 생각지 말고 탈출해라. 말도 안되는 재난 매뉴얼을 핑계로 대는 무책임한 공무원에 생사를 맡기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자.
불과 1년만에 세상이 달라졌다. 보수 정부는 여전하니 기대 따위는 말기를 바란다. 우선은 살아남고 볼 일이다.
어처구니 없는 비 피해로 가족을, 집을, 재산을 잃은 모든 분들께 위로의 말씀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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