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보수 재건 위해 저부터 원내대표직 내려놓겠다"
- 지도부 총사퇴, 조기 전당대회 준비 착수 주장 나와
- 조경태 "조기전당대회가 비상계엄 청산할 새 지도부 탄생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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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을 나와 원내대표실로 향하던 중 취재진의 카메라에 얼굴을 부딪히고 있다. 2025.6.5 (사진=연합뉴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 저부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는 대선 패배 이후 당 수습 방안과 더불어민주당이 강행처리를 예고한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 대응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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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을 나와 원내대표실로 향하던 중 몰려든 취재진의 카메라에 부딪힌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5.6.5 (사진=연합뉴스) |
권 원내대표는 우선 대선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내려주신 매서운 회초리를 겸허하게 수용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넘어, 지난 윤석열 정부 3년의 실패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총체적 심판을 받았다"며 "특히 22대 총선 참패 이후 심화되었던 당내 계파 갈등과 분열이 우리 지지자들의 원팀 단결을 저해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고 언급했다.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 12일 원내대표에 당선돼 6개월간 원내를 이끈 과정과 관련해서도 "제가 원내대표직을 맡을 때 독이 든 성배를 드는 심정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저는 5선이고 이미 원내대표직을 한 번 수행한 바가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당시 여당으로서 국가적 위기와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누군가는 나서야 했기에 다시 책임을 맡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거대 야당의 무리한 악법 강행처리를 막기 위한 재의요구권 방어 100석을 지켜내기 위해, 당이 광장 에너지에 지나치게 휩쓸려 가지 않기 위해, 대선을 앞두고 당의 분열을 막고 화합을 지켜내기 위해, 당내 일각의 지속적인 도발과 자극, 심지어 인격모독까지 감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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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친윤계와 윤석열 지지층에게서 받은 비난, 대선 국면에서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등과 관련해 김 후보, 당내 다수 의원들에게 받은 비판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에서조차 뒷짐 지는 행태, 분열의 행보를 보인 부분, 내부 권력 투쟁을 위해 국민의힘을 음해하는 민주당의 논리를 칼처럼 휘두르고, 오히려 그들의 칭찬을 훈장처럼 여긴 자해적 정치 행태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국민과 당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취임하며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서 검사징계법·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예고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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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착석한 가운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2025.6.5 (사진=연합뉴스) |
권 원내대표는 "새정부 출범 첫날이었던 어제 민주당은 법사위 소위에서 사법부 길들이기를 위한 '대법관 증원법'을 단독 처리하더니, 오늘은 첫 본회의에서 '검사징계법 개정안'과 '3대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려고 한다"며 "민생과는 거리가 먼 무더기 특검법이나 정치보복적 검사징계법을 여당 복귀 기념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과연 새 정부의 출범과 성공에 도움이 될 것 같냐. 이게 어떤 민생법안보다도 더 급한 법안들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돌이켜보건대 대통령 임기 첫날이 가장 힘이 넘치는 날이었다. 가장 힘이 있을 때, 가장 국민에게 혜택이 고루 돌아가는 의미 있는 민생 정책과 법안을 펼쳐야 한다"며 "그런데 오늘 본회의 안건을 보면서 '과연 이것이 새 정부 1호 법안이어야만 했는가'라는 안타까움이 든다"고 부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의총장을 나왔다. 의총장 밖에서 만난 기자들이 '의원들의 의견은 따로 듣지 않는 것이냐'고 묻자 "내가 없어야 자연스럽게 토론할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사퇴 결정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대선 기간, 패배하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되니까 당의 중진 의원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며 "패배하면 사퇴하겠다는 마음을 오래전부터 먹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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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5 (사진=연합뉴스) |
이날 의총장에서는 현재 지도부 총사퇴, 신임 원내대표 선출 및 조기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의총장을 나와 기자들에게 "하루빨리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한 달에서 두 달 안에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언급했다. 이어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12·3 비상계엄을 확실하게 청산할 수 있는 새 지도부가 탄생하는 게 민심을 우리가 그나마 받아들일 기회"라고 강조했다.
3대 특검법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변화도 촉구했다. 조 의원은 "약 스무 분이 당론을 (찬성) 하는 데 반대했다"며 "저는 우리 당이 국민들께 정말 12·3 비상계엄이 잘못됐다는 것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에 국민들께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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