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준비도 대책도 없는 잼버리. '숙소 찾기' 난항

▲조기 퇴영하는 잼버리 스카우트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에 따라 '2023 새만금 잼버리'가 조기퇴영한 후 문제없이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정부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지금 이 시각부터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스카우트 학생들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차질 없이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문제는 무더위와 고온의 대책이 없던 것처럼, 태풍과 같은 기상악화가 며칠 뒤로 다가왔는데도 대책이 없다는 점.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시에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잼버리 조기 철수 결정에 따라 시가 제공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과 서초, 송파, 노원, 강서 등 인구가 많고 숙소가 다수 자리 잡은 5개 자치구에는 1천명씩 수용 가능한 숙소가 있는지 검토를 요청했다. 나머지 20개 자치구에는 500명씩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 협조를 주문했다.

서울시는 대략 1만5천명 규모까지 숙소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정부 차원에서 공공기관 연수원, 대학교 기숙사 등 단체로 관리가 가능한 시설을 우선으로 배치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정부와의 논의 이후 다시 숙소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단체활동 편의 제공과 식사 제공 가능 여부, 샤워 시설 편의성 등도 고려할 요소로 검토됐다. 잼버리 스카우트의 성격상 정부는 '소규모·개별'로 묵는 숙소보다 '대규모·단체' 숙박이 가능한 시설 위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에서 조기철수 하는 스카우트 대원들 (사진=연합뉴스)

 

명색이 휴전국가인데 비상상황을 대비해서 대규모·단체 숙박이 가능한 곳을 찾는 일은 더디고 혼잡하다.

 

지시만 난무하고 실제 결과는 나지 않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이 진행되는 것이 보일 뿐이다. 

 

앞서 서울 일부 자치구는 주민이 '홈스테이' 방식으로 동참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검토 끝에 하지 않기로 했다. 

 

구로1동주민센터는 2인1실 기준 숙박비를 1박당 15만원씩 지원하고 식비와 간식비를 인당 1일 5만원씩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홈스테이가 가능한 집을 찾는다는 문자를 주민에게 보냈지만 구는 홈스테이를 모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연히 말도 안되는 성급하고 부족한 조치를 덜컥 시행했다가 논란이 일자 서둘러 취소하는 모습은 '준비된 컨틴젼시 플랜'이 맞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정부는 8일부터 3만6천여명이 순차 철수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자체 협조를 통해 숙소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숙소를 찾지 못한 고민 끝에 경기 고양시는 새만금에서 철수하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참가자 약 1만 명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킨텍스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은 비어 있어 화장실과 세면·샤워 시설 등을 갖추면 2인용 텐트 4천400동을 당장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고양시에 산재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 동양인재개발원, NH 인재원, YMCA 고양 국제청소년문화센터, 항공대 기숙사 등에는 약 1천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조직을 동원한다 해도, 정식 숙소가 아닌 전시장에 1만여명을 수용하는 것이 고작이고 나머지 2만 6천여명을 어떻게 묵게 할 것인지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북상하는 6호태풍 카눈 (사진=연합뉴스)

 

11일로 예정된 폐영식 K팝 콘서트는 서울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데 이들을 이동시킬 버스를 마련하는 것도 엄청난 일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태풍은 10일 서울 수도권을 지나 11일 한반도를 빠져 나갈 것이라는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안전하게, 편리하게"를 말하며 각 지역에 잼버리 참가자 수용 할당량은 떨어졌지만 실제로 아직까지는 구현되지 않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 속에 과연 정부와 주최측은 무슨 준비를 했던 것인지가 궁금해 진다.

 

여름이면 몇년 째 폭염이 이어지는데 그늘 한점 없는 매립지에서 4만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행사를 열고, 거의 예외없이 8월이면 다가오는 태풍이 발생했을 뿐인데 '지시'만 내리고 현실 대책은 답답하기만 한 정부. 

 

잼버리는 11일 공식 마감된다.

 

▲정부의 잼버리 대피 수용계획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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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일 기자 / 2023-08-08 09: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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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 박재홍님 2023-08-09 19:29:09
    기사 잘 읽었습니다
  • Kkm님 2023-08-09 12:35:06
    부끄럽다.정말
  • 진경압바님 2023-08-09 06:39:33
    자랑스럽던 대한민국이 1년여 만에 쪽팔린 기분이 드는것 저만 그런건 아닐듯!!!
  • 민님 2023-08-08 23:05:47
    돌멩이들
  • 최악의 잼버리님 2023-08-08 22:13:03
    창피하다. 창피해.
    할줄안는게 아무것도 읍다
  • WINWIN님 2023-08-08 21:16:21
    이런 국제행사할 때 미리 플랜B 만들어놓지 않나
  • bluemoon님 2023-08-08 20:27:44
    권력만 누리고 책임감 제로
    윤가정부 무능함의 극치
  • 꼭이기자님 2023-08-08 19:43:38
    2찍들 책임져
  • 가치있는일,시타와함께한다님 2023-08-08 19:04:59
    어이가 없다. 하바리들도 뭔가를 도모할 땐 플랜 A, B, C......나름대로는 대비하던데...하바리보다 못 한 정부네. 이렇게 한발 늦은 대응, 엉뚱한 대응 계속 할 거니?
  • 밤바다님 2023-08-08 18:04:48
    모지리정부때문에 희생자가 더이상은 안나왔으면 좋겠네요...
    잼버리도 명령과 쑈만하지말고 일처리를 제대로해서 잘 마무리되었으면...
    대한민국국격 그만 떨어뜨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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