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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식 (사진=연합뉴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사를 통해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여당의 승리를 위해 용기를 낸 만큼 헌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오늘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선민후사(先民後私)를 실천하겠다"며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례대표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오직 동료 시민, 이 나라의 미래만 생각하면서 승리를 위해 용기 있게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임사의 상당부분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비난하는데 할애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확실하게 각을 세웠다.
한 위원장은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그런 당을 숙주삼아 수십년간 386이 486,586,686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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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한동훈 (사진=연합뉴스) |
한 위원장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총선을 위한 악법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비대위원장이 된 만큼"당에서, 원내에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선 충분히 보고받고, 같이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수직적 당정관계'란 지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통령과 여당과 정부는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각자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하는 기관이다. 거기서 수직·수평적 얘기가 나올 게 아니다.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고 했다.
이어 "누가 누구를 누르고 막고, 이런 식의 사극에나 나올 법한 궁중 암투는 이 관계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진행된 1년 7개월간 무려 5번이나 지도부가 교체된 국민의힘 상황을 살펴볼 때 '상식적인 표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낙점에도 윤 대통령의 힘이 실린 것이 분명해 보이는 상황에서 이재명의 민주당과 대결을 선언한 한 위원장의 취임사는 초보 정치인의 아쉬운 발언 그 자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의 한 중견 정치인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좋았고 각을 세우는 것은 좋지만, 당장 좋은 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방향성 설정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초급 표현"이라며 "엘리트 주의적인 시각으로 이상적인 정치론을 펼친 취임사는 왜 선거에 졌는지, 어떻게 총선을 이길 것인지 기대한 보수세력에 실망감을 주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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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 임명된 김형동 의원 (사진=연합뉴스) |
한편, 국민의힘은 26일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 김형동 의원을 임명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한 비대위원장이 취임 입장 발표 직후 김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1975년생으로 한 위원장과 같은 1970년대생이다. 경북 안동·예천이 지역구인 초선 의원으로 당내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율사 출신이라는 점도 한 비대위원장과 같다. 김 의원은 사법연수원을 35기로 수료한 뒤 변호사로 일하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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