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합동 핵 훈련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석열의 조선일보 신년인터뷰에서 '미국과 핵전력의 공동기획, 공동연습 개념의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정면반박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과 공동 핵 연습에 대해 논의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아니다(No)"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조지아주에서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중이었으며,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동행한 자리였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미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하며 "한국은 핵보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합동 핵훈련은 극도로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한·미가 미국의 핵전력을 ‘공동 기획(Joint Planning)-공동 연습(Joint Exercise)’ 개념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핵무기는 미국 것이지만 정보 공유와 계획, 훈련을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라면서 “과거의 ‘핵우산’이나 ‘확장 억제’ 개념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전, 소련·중국에 대비하는 개념으로 미국이 알아서 다 해줄 테니 한국은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정도로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바이든이 'No'라고 말하면서 윤 대통령의 조선일보 인터뷰는 사실상 '가짜뉴스'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국가 원수가 '1등 신문'을 자처하는 언론매체를 통해 허위정보를 공표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통령실은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핵전쟁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를 물으니 'No'라고 대답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언급한 것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해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채택된 공동성명 내용을 언급하면서 미국과 핵공유 등에 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강변했다.
당시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동맹의 능력과 정보공유, 협의절차, 공동기획 및 연습(실행)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는 것.
앞서 지난 해 11월의 SCM에서는 "필요에 따라 미국의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애시당초 NATO식 핵공유/핵공동훈련은 한국에 적용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등 공식적인 핵보유국이 포함된 NATO와 핵보유국이 아닌 한국을 동급에 놓고 작전을 구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상 핵연습은 핵투발수단(미사일, 폭격기 등)으로 적 진영을 타격하는 훈련을 말하는데, 핵을 보유한 국가들끼리는 공동훈련이나 훈련기획 등이 가능하겠지만, 미보유국이 공동훈련을 하겠다고 할 수 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핵사용 전에 협의를 진행하는 절차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종합하면, 단순한 핵정보 공유에 불과한 것을 윤석열 측이 '핵무기 합동 훈련'이라 과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용산 측은 여전히 미국과 핵전력의 공동기획, 공동연습을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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