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신년사에 '우크라 전쟁' 언급 빼고 "모든 게 잘될 것" 낙관...정상국 코스프레

'특별군사작전' 등 직접 언급 빼고 참전 군인에 '영웅'다수 언급
고물가, 경제난 등도 언급 안해
▲ 신년사 전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5년을 맞아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자정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공개한 신년사에서 러시아가 가장 어려운 도전에 대응하는 해를 보냈다면서 "우리는 앞으로만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운명과 시민의 안녕은 언제나 우리의 궁극적인 가치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곧 21세기의 4분의 1을 마무리하는 2025년이 온다"며 "아직 결정해야 할 일이 많지만 우리는 이미 이룬 것을 당연히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확히 25년 전인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러시아를 이끌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0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그는 올해 5선에 성공하면서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2030년까지 러시아 실권을 이어가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년간의 성과에 대해 "우리 공동의 유산이며 더 많은 발전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가 지난 사반세기 동안 여러 대형 사건을 겪었지만 극복했다면서 "그럼으로써 우리의 단결과 믿음, 능력이 강해졌다"고 자평했다.

3년째인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상황이나 전망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참전 군인들을 '영웅'이라고 부르며 여러 번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군인들에게 "여러분은 러시아를 지키는 위대한 군사 업무를 수행하며 국민의 평화와 안전을 강력히 보장하는 진정한 영웅"이라며 "여러분의 용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군인들에게 "우리는 당신의 용기가 자랑스럽다. 당신들을 믿는다"고 격려했다.

특히 내년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맞는다는 점에 주목하며 "우리는 나치즘을 물리친 세대의 자녀들이고 손자이자 증손자"라며 "참전 용사들의 유산과 전통을 진실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물가 상승 등 경제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우리의 모든 가정과 가족, 사랑하는 조국 러시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며 "우리가 함께하면 모든 것이 이뤄질 것"이라며 단결을 촉구했다.

 

▲ 전승절 행사 리허설하는 러시아군 (사진=연합뉴스)

 

한편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전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그는 국가의 '전사들과 지휘관들'을 기리면서 '영웅'이라고 칭하고 2025년을 '조국 수호자의 해'로 선언했지만, 러시아가 누구와 왜 싸우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는 짧은 연설에서 국민의 주요 관심사인 인플레이션 등 경제적 어려움이나 러시아가 관련된 안보 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고,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만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이 연설은 푸틴 대통령이 1999년 집권해 러시아에 대한 통치를 공고히 했고 25주년을 맞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지만, 국가 비전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암시는 원론적인 말 외에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모호한 연설은 그의 전시 지도력의 가장 큰 모순, 즉 일상의 정상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 갈등 (대처를 위해) 사회를 동원하고 강화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낙관주의와 안정에 대한 메시지는 러시아가 올해 직면한 불확실한 전망과 최근에 겪은 일련의 좌절과는 대비된다.
 

▲ 우크라이나 북서부 지토미르에서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박살이 난 학교 건물 곁을 주민들이 걸어가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점진적으로 영토를 확보하고 있지만 전황을 확실히 바꿀 수 있는 돌파구 마련에는 실패했다. 우크라이나는 반년 넘게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를 점령 중이다.


더구나 러시아의 전쟁터에서 이루는 진전은 엄청난 병력 손실을 바탕으로 이룬 것인데 신병 확보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갑작스러운 몰락으로 중동에서 가장 큰 동맹을 잃었고, 막대한 전략적 가치가 있던 시리아 내 군사기지도 잃게 생겼다.

또 지난주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러시아군의 오인 격추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구소련 국가들과의 관계도 삐걱거리게 됐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러시아가 사고 책임을 지고 피해자 보상,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의 낙관과 괴리가 가장 큰 것은 경제 문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과된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기록적인 공공지출과 석유 수출로 경제 붕괴를 면하고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에는 고질적인 인플레이션과 극심한 노동력 부족 등으로 성장 둔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작년 3.5∼4%에서 올해 0.5∼1%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물가 상승률은 10%로 추정된다.

경제 분석가 알렉산더 콜리얀드르와 알렉산드리아 프로코펜코는 지난주 러시아 언론 더벨 기고문에서 "러시아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경기침체와 경제적 퇴보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 추세는 2025년에 전투가 끝나더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이런 예측을 일축하며 "우리가 함께하면 모든 것이 이뤄질 것"이라며 단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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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타파뉴스 / 2025-01-01 14: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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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WINWIN님 2025-01-01 19:48:45
    기사 감사합니다
  • 밤바다님 2025-01-01 18:01:04
    헐~ 25년이나???
    오래도 고여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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