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신년사서 '자신감' 강조...외풍 극복 의지

신년사 때마다 등장하던 책장과 사진들 배경에서 사라져
트럼프 취임 앞두고 '외부의 불확실성' 의식
글로벌사우스 단결에 중추적 역할 자평
대만 관련 "누구도 통일 대세 못 막아"

▲ 2024년 12월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신년사. 지난해 배경에서 책장과 사진이 사라지고 만리장성 그림과 오성홍기만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5년에 경제와 외부 환경에 불확실성은 있겠지만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신년 메시지를 내놨다.


경제난 존재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한해 전 신년사와 달리 이날 연설에서는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위상과 역할을 부각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 주석은 31일 관영 중국중앙TV(CCTV)로 방송된 2025년 신년사에서 "현재 경제의 운영은 일부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고, 외부 환경에 불확실성이라는 도전이 있으며, 신구(新舊) 동력의 전환에 압박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들은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껏 비바람의 세례 속에 성장했고, 시련을 거치며 장대해졌다"며 "모두 자신감으로 가득해야 한다"고 했다.

2024년 신년사에서 "일부 기업은 경영 압박에 직면했고, 일부 군중(대중)은 취업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일부 지방에는 홍수·태풍·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는데, 이 모두가 내 걱정" 등 이례적으로 경제난을 직접 거론한 것과 대조적으로 '자신감'을 앞세운 셈이다.

이날 시 주석은 "우리는 국내외 환경 변화가 가져온 영향에 적극 대응하면서 일련의 정책 조합을 내놨고, 고품질 발전을 착실히 추진했다"며 "우리나라(중국) 경제는 회복·호전됐고 국내총생산(GDP)은 130조위안(약 2경6천229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작년 GDP는 약 129조4천300억위안(약 2경6천125조원)이었다. 앞서 그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신년 차담회 연설에서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 '5% 안팎'이 달성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이날 "2025년, 우리는 14차 5개년계획을 전면 완성할 것"이라면서 "더 적극적이고 역할을 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정신을 집중해 고품질 발전을 잘 해내며, 고품질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추진하면서, 경제·사회 발전의 양호한 추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25년 신년사 (사진=연합뉴스)

 

이번 신년사에서는 중국의 '성과'가 집중 소개됐다.

시 주석은 "우리는 지역 사정에 맞게(因地制宜) 신품질 생산력을 육성했고, 신산업·신업종·신모델이 앞다퉈 등장했다"며 "신에너지차 연간 생산량이 처음으로 1천만대를 돌파했고, 집적회로와 인공지능(AI), 양자통신 등 영역에서 새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또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한 우주선 창어 6호와 대양시추선 멍샹호, 남극 친링기지를 비롯해 세계 2위 성적을 거둔 파리올림픽 등도 언급했다.

시 주석은 국제 문제에 관해서는 올해 중국이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단결·협력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세계 100년 만의 변혁 가속화는 넓은 가슴으로 간극과 충돌을 초월하고, 큰마음으로 인류 운명을 돌볼 것을 요구한다"면서 "중국은 각국과 함께 우호·협력의 실천자, 문명 상호 참조의 추진자,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의 참여자로서 세계의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양안(중국과 대만) 동포는 한 가족"이라며 "누구도 우리의 혈맥과 정을 끊을 수 없고, 누구도 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를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둔 미국과 관계나 한반도 정세,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른 국제 정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2023년 12월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신년사. 오성홍기,만리장성 그림과 책장 위 사진들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시 주석이 올해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예년과 달리 중국 국기와 만리장성 그림만 배경으로 놓아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관영 중국중앙(CC)TV 생중계로 방송된 2025년 신년사에서 만리장성 그림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앞에 앉았다.

시 주석은 집권 첫해인 2013년 이후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집무실에서 오성홍기·만리장성 그림과 함께 책장을 배경으로 짙은 색 나무 책상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해왔는데 올해 신년사 배경은 달랐다.

뒤에 걸린 오성홍기는 그대로였지만 만리장성 그림 양옆에 있던 책장은 보이지 않았고, 이전보다 더 큰 만리장성 그림이 벽면을 가득 채웠다.

특히 최근 수년간 시 주석이 신년사를 발표할 때마다 관심을 모았던 '신년사 책장 사진'이 사라진 점이 눈에 띈다.

시 주석은 매년 신년사를 발표하며 책장에 놓인 사진에 변화를 주며 그해 역점 과제를 우회적으로 표현해왔다. 이 때문에 신년사 책장 사진은 중국 정치를 이해하는 '창구'로 여겨져왔다.

올해 변화를 두고 중국 관영 언론은 애국심과 민족정신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금수강산 장성만리'라는 제목의 별도 기사를 통해 올해 시 주석 신년사 배경의 만리장성 그림이 "인민대회당 접대청(리셉션홀)에 걸린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만리장성은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다'는 노래 제목과 '만리장성에 가보지 않으면 사나이가 아니다'라는 마오쩌둥 전 주석의 시 구절 등을 소개했다.

통신은 이어 시 주석이 이전에 "만리장성은 중화민족과 중화문명의 상징으로, 중화민족의 자강불식(自强不息·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쉼 없이 노력함)하는 분투정신을 이루는 강인하고 굴하지 않는 애국정신이 응집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2024년이 덩샤오핑과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 등 지도자들이 만리장성 수리 기금 모금 운동인 '나의 중국을 사랑하고 나의 만리장성을 고치자'(愛我中華,修我長城)를 시작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였다는 점도 짚었다.

서방 언론은 시 주석의 이번 신년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외부의 불확실성' 앞에서 자신감을 강조하려 했으며, 배경의 변화도 그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시 주석이 "미국 주도의 기술 공급망 차단 노력과 중국이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더는 막대한 투자에 의존할 수 없다는 신호를 모두 인정한 것"이라며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몇주 전에 중국이 경제적 전환을 이루고 외압에 저항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간 언론의 관심은 시 주석 뒤의 책과 사진, 전화기 등 책상 위의 물건에 집중됐지만, 올해 연설에서는 목적의 심각성을 보여주려는 듯 만리장성 그림과 중국 국기 외에 개인 물품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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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타파뉴스 / 2025-01-01 14: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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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WINWIN님 2025-01-01 19:48:07
    기사 감사합니다

"함께하는 것이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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