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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열린 12ㆍ29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5.12.29 (사진=연합뉴스)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맞은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유가족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무거웠다. 1년이 지났음에도 참사는 끝나지 않았고, 유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사고 당일에 멈춰 있었다.
김윤미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식 무대에 올라 “사이렌을 끄고 돌아가는 앰뷸런스를 바라보며 ‘전원 사망’이라는 보도를 접한 순간, 우리의 삶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살려 달라는 기도를 멈추고, 손가락 하나라도 찾아 달라는 가장 낮은 기도를 해야 했다”며 1년 전을 회상했다.
이날 추모식은 유가족협의회와 국토교통부, 전남도, 광주광역시, 무안군이 공동 주최했으며, 유가족을 비롯해 김민석 국무총리,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정치인, 사고 당시 구조와 지원에 나섰던 자원봉사자와 소방대원 등 1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179분의 주검으로 첫 번째 장례를, 179분의 시편으로 두 번째 장례를 치렀고, 지난 1년 동안 고통을 감당하지 못한 네 분의 세 번째 장례까지 치르고 있다”며 “이 장례 행렬을 반드시 멈춰 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의 지원으로는 한꺼번에 모든 가족을 잃은 삶의 붕괴와 복합적인 고통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가족에 대한 일상적 돌봄과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 유언비어와 2차 가해로부터의 보호를 요구하며 “179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진실이 끝내 밝혀지고 책임이 반드시 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한 이재명 대통령은 추모 영상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무를 지닌 대통령으로서 깊이 사죄드린다”며 “정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참사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가족의 일상 회복을 위해 심리·의료·법률·생계 전반을 아우르는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모사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이관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으며, 국정조사가 이미 착수됐다고 밝혔다. 그는 “12월29일, 멈춰선 삶과 남겨진 삶을 기억하겠다”며 “179명의 죽음이 억울한 희생으로 남지 않도록 국회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모 영상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하나씩 불리자, 유가족들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 아들 살려내라”, “엄마 보고 싶어”라는 외침이 가수 이은미의 추모 공연과 겹쳐 공항을 채웠다.
추모식은 김 대표가 유가족들의 바람을 적은 메모 상자를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1년이 흘렀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향한 길 위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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