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 회의' 참석자 4명 진술 일치…특검, 尹 직접 겨냥 수사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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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윤석열 탄핵심판 증인 출석한 조태용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2년 만에 입장을 바꿔, 2023년 7월 윤석열이 해병대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사실을 특검에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VIP 격노설'의 진원지로 꼽히는 대통령 주재 회의 참석자 중 4명이 격노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윤석열을 직접 겨냥한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전날 '순직해병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약 17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그는 이 조사 과정에서 2023년 7월 31일 당시 국가안보실장으로 참석했던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석열이 격노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23년 8월, 그가 국회에 출석해 "채상병 사건 관련 보고도, 윤 전 대통령의 격노도 없었다"고 주장했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진술이다.
'VIP 격노설'은 당시 회의에서 임기훈 국방비서관이 임성근 1사단장 등을 혐의자로 적시한 해병대 수사단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하자, 윤석열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느냐"며 크게 화를 냈다는 의혹이다. 이 격노가 이후 사건 이첩 보류 지시 등 수사 외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특검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특검은 조 전 원장에 앞서 회의에 동석했던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을 소환 조사했으며, 이들 역시 윤석열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특검은 회의 참석자 중 최소 4명의 일치된 진술을 확보하게 됐다.
특검은 확보한 진술들을 바탕으로 'VIP 격노설'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검은 조만간 회의에 참석했던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 나머지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격노'의 목격자들이 속속 입을 열면서, 수사의 칼끝이 당시 회의를 주재했던 윤석열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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