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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색이 담긴 설 선물상자 (사진=대통령실) |
설날을 맞아 대통령실이 불교계에 보낸 선물에 교회와 성당, 묵주를 든 여인 등이 그려진 포장재가 사용돼 불교계가 크게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특정 종교를 옹호하거나 할 의도는 없었다"며 "한센인들이 직접 제작한 그림을 포장재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실수가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포장재의 그림에는 십자가와 성당, 묵주 등이 담기고,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로 시작되는 한센인 환자의 기도문도 동봉되자 불교계 내부에서 종교 편향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대통령실은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원로, 제복 영웅·유가족 및 사회적 배려계층 등 각계 인사들에게 전통주 명절 선물과 대통령의 손글씨 메시지 카드를 전달할 계획”이라며 설 선물 전달 사실을 알렸다.
설 선물세트에는 차례용 백일주(충남 공주), 유자청(전남 고흥), 잣(경기 가평), 소고기 육포(강원 횡성)가 담겼는데, 불교계를 위해서는 백일주와 소고기 육포를 대신해 아카시아꿀(충남 논산), 표고채(강원 양양)가 전달될 예정이라는 점도 밝혔다.
기독교 색채가 강한 포장재를 불교계에 전달한 것과 관련하여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조계종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실장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만나 "저희가 많이 부족하고 생각이 많이 짧았다. 결례를 용서해달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좀 더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이렇게 빨리 오셔서 직접 말씀해주시니까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이게 무슨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조처해달라"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은 불교계 앞으로 보낸 선물을 회수해 다시 발송하기로 했다.
아직 배송 중인 선물은 우체국에서 반송시켜 새로 포장해 보내고, 선물을 이미 받은 인사들에게는 따로 사과의 뜻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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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보낸 선물 포장재 (사진=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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