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은정 부장검사 (사진=연합뉴스) |
박은정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장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부장검사는 "며칠 전 법무부가 저를 징계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면서 "저는 고발사주로 실형을 선고받은 검사도 일찌감치 무혐의로 덮고 승진까지 시키는 이장폐천 행위에 추호도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장폐천(以掌蔽天)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뜻으로 이른바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황을 빗댄 것으로 해석된다.
박 부장검사는 "디올백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며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법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받은 정직 2개월 징계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항소심 판결에 상고를 포기한 것을 언급하며 "이른바 '패소할 결심'이 결실을 본 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9월부터 박 부장검사와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한 감찰을 진행해 왔다.
박 부장검사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던 2020년 10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당시 검사장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법무부·대검찰청 자료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무단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을 감찰하고 있었다.
박 부장검사는 "윤 총장에게 죄를 묻기 어렵다"는 취지로 부하 검사가 작성한 초안 보고서를 수정·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박 부장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직합니다>에서 "1973년 11월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워터게이트 사건과 무관하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며 "국민은 대통령이 사기꾼인지 아닌지 알아야 합니다.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말한 닉슨의 발언을 인용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사기꾼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그는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 방해를 지시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서 낙마했다.
박 부장검사는 1973년 11월 12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소개된 글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 했다.
"국민이 선출하고 권력을 위임했다는 이유로 모든 부분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독재로 가는 길이다. 닉슨과 미국은 되돌릴 수 없는 비극적 지점을 지났다. 대통령은 사임하라"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