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의대생들, 2025 입학정원 증원 철회 요구해 대화 진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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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관련한 국회 청문회에서 교육부가 증원분을 32개 대학에 배정한 근거가 된 '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회의록을 파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자 '회의 참고 자료'를 파쇄한 것이라고 교육부가 정정하는 일이 있었다.
배정위는 교육부가 내년부터 증원될 의대 정원 2천명을 각 대학에 배정하기 위해 3월 15일부터 20일까지 가동된 회의체다.
배정위 가동 닷새 만인 3월 20일 교육부가 32개 대학에 의대 정원 배정을 완료해 발표하면서 '밀실' 논란이 불거지자 야당은 이번 청문회를 앞두고 배정위 회의록을 교육부가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 간사인 문정복 의원에 따르면 야당의 배정위 회의록 제출 요구에 대해 교육부는 "배정위 참석 위원들의 전원 동의를 구해 배정위 협의 내용을 파기했다"고 답변했다.
김영호 교육위원장 역시 "저희가 자료를 요청했을 때 왜 그런 말씀을 안 하시고, 줄 듯 말 듯 하며 국회를 조롱하고 우롱했느냐"며 "파기가 됐다면 그 내용이 없었다고 얘기를 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배정위 회의록 파기는 공공기록물법의 명백한 위반을 인정하는 것인데, 어떻게 해명하려고 하느냐"고 질타했다.
오 차관은 오전 회의에서 파기 시점에 대해 "배정위 운영 중에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으나 오후 들어 자신의 발언이 배정위 회의록이 아닌, 배정위 참고 자료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오 차관은 "위원장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회의록을 파기한 것처럼 답변드린 것은 제 잘못된 답변이었다"고 정정했다.
교육부는 회의 속기록은 없으나 회의 결과를 정리한 자료가 있으며, 이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회의 참고 자료, 실무자 메모까지 다 파쇄했다면 회의 결과의 신빙성을 어떻게 증명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야당은 참고 자료 파쇄 역시 배정위 회의 결과의 객관성·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일로, '밀실' 의혹이 여전하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16일 국회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서 "배정위 회의 결과서를 파쇄한 것이 아니라, 회의 진행 과정에서 활용된 참고 자료를 파쇄했다고 답변드렸는데 혼동을 일으킨 것 같다"고 밝혔다.
의대 교육과정 부실화에 대한 우려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왔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정원이 10% 이상 증원된 30개 대학 소속 의대 교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강의실 준비, 교원 확보에 대해 굉장히 우려가 크다"며 "평가 결과는 정부도, 학생도 담보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9개 국립대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카데바(해부용 시신) 1천286구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데바는 의대생들의 해부학 실습 과정에 필수 교육 기자재"라며 "정부는 카데바 소요계획을 확인하고도 뚜렷한 확보 계획 등을 전혀 강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주호 부총리는 정부 정책에 반발해 6개월째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과 대화에 나섰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학생들과 대화해 보면 2025학년도 증원 철회 이야기를 제일 먼저 하는데 사실상 입시가 시작됐기 때문에 철회는 불가능하다"라며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계속 하기 때문에 대화의 진전이 상당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배정위를 재구성하고 여야가 협의체를 꾸려 정원 배정을 재논의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도 2025학년도 대입전형이 이미 시작됐고 배정위는 '장관 자문기구'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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