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 목숨 여러분 손에" 권력의 엄중함 역설… "실패 책임 묻는 풍토는 정치 탓"
자신 경험으로 '업자 만나지 말라' 조언… 공직 기준 '방향·성실함·기술'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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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을 주제로 열린 70기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 특강에서 연단에 올라 참석자들의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2025.7.14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행정고시에 합격해 5급 사무관으로 임용된 신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공직자의 '청렴'을 최우선 가치로 강조하며 돈의 유혹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공직자가 가진 막대한 권력과 그에 따르는 책임의 엄중함을 역설하고, 소신껏 일하는 공직 풍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5급 신임 관리자 과정 교육생' 대상 특강에서 "공직자는 청렴해야 한다. 이는 기본에 관한 것"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자신이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치며 "부패한 사람이라는 온갖 음해와 공격을 당해 '저 사람 뭐야' 하는 이미지가 됐지만 사실은 정말 치열하게 제 삶을 관리해왔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돈의 유혹에 대해 이 대통령은 "돈은 마귀다. 하지만 절대 마귀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가장 아름다운 천사, 친구, 친척, 애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경고했다. 그는 업자들이 문자 메시지부터 시작해 커피, 골프, 결국 룸살롱으로 이어지는 접대 과정을 설명하며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이 사람이 (접대 내용을) 장부에 다 써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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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70기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들에게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을 주제로 특강을 하며 질문을 받고 있다. 2025.7.14 (사진=연합뉴스) |
이어 "특수부 검사들이 조사하는 기법이 이처럼 관가에서 놀고 있는 업자들을 조사하는 것"이라며 "돈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이를 조심하면 여러분 인생이 편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남시장 시절 사무실에 CCTV를 설치했던 일화를 예로 들며, 업자들에게 경고해 "결국 저는 돈 받았다는 소리를 안 듣고 살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신임 공무원들이 가진 '권력'의 엄중함과 책임감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수없이 많은 사람이 여러분의 판단에 의해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고, '내 아이를 안고 세상을 떠나버려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여러분 손에 사람들의 목숨이 달린 것"이라며 "어쩌면 작은 신의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중국 고전 '서유기'의 파초선에 비유하며 "여러분 손에 들린 펜이 파초선 같은 것. 한번 부칠 때마다 세상엔 태풍이 불고 천지가 개벽한다. 그래서 권력이 무서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력은 나의 의지를 타인에게 강제하는 힘이지만, "그와 똑같은 양의 책임이 부과되는 것"이라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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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70기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들과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5.7.14 (사진=연합뉴스) |
한편,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어느 날부터 실패하면 책임을 묻는 이상한 풍토가 생겼다. 이러면 그 사회는 경직된다"며, "이는 공무원 때문이 아니라 정치 때문이다. 이를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선에서 일하는 공무원들 때문이 아니라 정치 때문"이라며 "공직자들이 선의를 갖고 하는 일에 대해 사후 책임을 묻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세 가지 중요한 기준으로 △방향(국민 모두를 위한 봉사자로서의 자세) △성실함(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태도) △테크닉(역량 개발)을 제시하며, 국민 전체의 삶이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는 기본적인 자세를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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