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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1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12.12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스스로 ‘8대 악법’을 막겠다며 3박 4일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지만, 정작 본회의장을 지키는 자당 의원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이미 합의한 민생법안까지 줄줄이 가로막아 놓고도 국힘 의원 다수는 자리를 비운 채 사실상 ‘유령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오전 10시, 형사소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인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뒤로 보이는 국회 본회의장은 텅 비어 있었다. 당시 자리를 지킨 국민의힘 의원은 성일종·배현진·임종득 의원 3명뿐이었고, 6분 뒤 성 의원까지 자리를 떠 단 2명만 남았다. 같은 시각 민주당 의원 4명이 자리를 지킨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형사소송법 소관 부처인 법무부 정성호 장관 역시 자리를 지켰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송 의원의 발언이 끝나갈 즈음인 오전 10시 33분에 들어왔다. 송 의원이 10시간 10분간의 발언을 마친 10시 43분을 기준으로 본회의장에 있던 국힘 의원은 성일종·김은혜·유상범·박정하·배현진·정동만·박수민·임종득·최은석 의원 등 9명. 그러나 이들은 송 의원과 악수한 뒤 곧이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뒤이은 박지혜 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시작된 오전 10시 44분, 본회의장에는 국민의힘 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민주당 의원 5명과 법무부 장관만이 자리에 남았다. 박 의원은 50분 넘게 국힘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을 지적하며 “필리버스터를 신청했으면 최소한 몇 명은 자리를 지키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꼬집었다. 이후 박수영·임종득·조지연 의원 등이 뒤늦게 입장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다자협약인 ‘사이버 범죄 협약(Cybercrime Convention)’ 가입 요건을 갖추기 위한 개정으로, 디지털 성범죄 국제 공조 수사 강화와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를 골자로 한다. 지난 10일 여야 원내대표가 본회의 상정을 합의한 민생 법안이다.
이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민주당이 제출한 종결동의 후 2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2시 30분께 표결로 종료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후에도 은행법 개정안,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 등 법안 심의 시마다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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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2 (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본인이 발의한 법안도 막아…민생·경제 볼모 잡는 인질극”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모든 법안에 대한 ‘묻지마 필리버스터’를 벌이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가맹사업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해놓고 정작 찬성표를 누르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며 “본인들이 발의한 법안까지 스스로 막는 해괴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민생·개혁 법안을 볼모로 잡고 민생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내란을 저지른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내란을 옹호하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민의힘이 참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2명만 의석을 지키는 유령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며 “반도체특별법, 전자상거래보호법, 국가유공자법 등 연내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줄줄이 발목 잡혔다”고 우려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민생 살리라고 국회로 보냈더니 민생을 인질로 잡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며 “자기 당 의원들이 발의한 30여 건의 법안까지 통째로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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