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겠다는 저의가 궁금하다 [김용택 칼럼]

민주주의와 자유 민주주의는 다르다
▲우리가 지켜야할 성벽 영문판 표지 (이미지=Anazon)


1. 사람들이 정부 시책에 반대해도 이전과 다름없이 심신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

2. 정부의 시책에 반대되는 정책을 표방하는 자유롭게 조직할 수 있는가?
3. 집권당에 대해서 자유롭게 반대 투표를 할 수 있는가?
4. 집권당에 반대하는 투표가 다수일 경우 정부를 권력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가?
5. 이와 같은 문제를 결정하는 선거가 일정 기간 또는 일정 조건 하에서 실시될 수 있는 입헌적인 조치가 되어 있어 있는가?

 

이상의 물음 중에서 하나라도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오면 그 나라의 정치체제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매키버(R. M Meclver)의 저서 ‘우리가 지켜야 할 성벽(The Ramparts We Guard)에 나오는 ‘민주주의의 참과 거짓을 가리는 기준’이다.
 

 

■ 윤 대통령이 외치는 자유민주주의는 가짜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이 갈구하는 자유민주주의는 ’자유롭지 않은 민주주의‘이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19조)”고 했지만 사상의 자유는 없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사상의 자유는 무조건 또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가 아니라 “일부 사상은 금지해도 괜찮다”는 파쇼 논리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에서도 공산당이 허용될 때라야 비로소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국가보안법이 사상의 자유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삼일절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교과서에 다시 돌아오는 ‘자유민주주의’
 

교육부가 2025년부터 고교생이 배우게 될 새 한국사 교육과정에 ‘자유민주주의’를 다시 넣기로 했다. 

 

초·중학교 사회 교육과정에는 ‘기업의 자유’와 ‘자유경쟁을 기반으로 한 시장경제’ 표현이 명시됐다. 교육부는 ‘자유민주주의’를 넣은 이유에 대해 “광복 이후 미·소 대립이 본격화되며 한반도에 냉전체제가 고착되었고 대한민국은 미국 등 자유민주 진영의 정치, 경제 제도 등을 기초로 정부를 수립했다”면서 “당시 북한 정권과 대비되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정통성을 확고히 명시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 표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 진보성향의 대통령은 ‘민주주의’,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그동안 민주주의라고만 표시되어 있던 한국사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로 표기해 학계는 물론 정치계까지 논란이 됐던 일이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초·중·고교 역사 교육과정의 교과서 집필 기준을 만들기 위해서 꾸려졌던 교과부 산하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민간 위원 8명이 집단 사퇴를 하는가 하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교육 관련 12개 기관 국정감사가 시작도 하기 전에 파행을 겪기도 했다.
 

민주주의라고 배웠다가 대통령이 바뀌면 자유민주주의라고 배우는 학생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가? 

 

고등학교 학생들의 이념에 대한 이해 수준은 한심할 정도다. 

 

민주주의란 자유민주주의도 있고 인민민주주의도 있고 사회민주주의도 있다고 말하면 놀란다. 

 

정치 개념인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를 구별 못 하고 경제 개념인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구별하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민주주의니 공산주의니 자본주의와 같은 이념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다루는 교과서는 없다. 정치나 사회, 도덕 교과서에 민주주의라는 용어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런 민감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룰 교사는 없다.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겠다는 사람들의 저의가 무엇일까? 

 

일류 대학을 나오고 박사 학위를 받거나 또는 그 분야 전문가들도 많은데 그들은 왜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을까? 

 

민주주의란 ‘민중’이라는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의 데모스(demos)라는 단어와 ‘권력’ 또는 ‘지배’를 뜻하는 크라토스(Kratos)라는 단어가 합해져서 생긴 말이며 ‘한 사람이나 소수의 지배가 아니라 다수의 민중이 지배하는 정치 형태’라는 건 상식이다. 

 

민주주의가 인간의 기본적 인권, 자유권, 평등권, 다수결의 원리, 법치주의 따위를 그 기본 원리로 한다는 것은 중학생들도 다 안다.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 혼용을 알린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하는 교육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만 있는 게 아니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 장년, 노인... 이런 모든 개념을 포함해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사람이라는 말 대신 ‘어린이’로 표현하면 사람의 개념을 포괄할 수 있는가? 

 

민주주의란 자유민주주의도 있지만 프롤레타리아가 주권을 가진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인민민주주의, 하느님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자는 기독교인들은 기독교 민주주의, 유럽의 선진국처럼 국민들의 복지를 우선으로 하는 나라에서는 사회 민주주의로 표현한다. 그 밖에도 민주주의란 평화 민주주의, 자본 민주주의, 대중 민주주의 등 40여 가지나 있다.


민주주의는 수많은 민주주의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런 다의적인 개념을 지닌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한정하겠다는 저의가 무엇일까. 

 

정부와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 그리고 조중동문과 같은 사이비 언론들은 '자유민주주의'는 '반공'을 기본으로 하고, '6·25 전쟁에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를 수호했다'는 개념으로 해석해 '자본주의 시장경제'만을 강조하고 있다. 

 

4·19 혁명과 6월 민주항쟁 등 시민 운동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왜곡하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등 독재자를 부활시키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수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으로 가르쳐야 하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초·중·고교 역사 교육과정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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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위원
  • 김용택 위원 / 2024-04-30 17: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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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독거미 님 2024-05-01 23:01:19
    김용택위원님 칼럼 감사합니다
  • WINWIN님 2024-04-30 20:51:44
    김용택위원장님 컬럼 감사합니다
  • 민님 2024-04-30 18:59:18
    그 입에서 자유~ 자유~ 할 때마다 옥죄는 듯 답답한 느낌이 드니, 희한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예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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