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의뢰서 작성하고도 수사 보류·자료 폐기 의혹…오세훈 “은폐 없었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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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9 (사진=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강버스를 둘러싼 리베이트 및 비리 은폐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과 고발 검토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사건을 제보한 공익신고자가 서울시 전·현직 고위 간부 3명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기관의 판단을 받게 됐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오세훈 한강버스 비리 은폐 의혹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당 차원의 고발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천 수석은 지난해 9월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한강버스 선박 건조 계약과 관련한 비리 정황을 오 시장에게 보고하고 수사 의뢰서까지 작성했지만 실제 수사 의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조사를 담당했던 공익신고자가 시장 보고를 위해 보고서 9부를 출력했다고 밝힌 점을 들어, 구두 보고였다는 오 시장의 국정감사 답변과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비서실장이 정무라인 내부 회의 결과를 시장에게 보고했고, 오 시장이 이를 승인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며 수사 의뢰 대신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 결정 과정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감사원에 제출한 감사 청구서에 정작 리베이트 의혹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민주당의 주장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2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지만, 감사원은 서울시 자체 감사기구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이유로 당일 각하했다.
민주당은 이후에도 상당 기간 수사 의뢰가 이뤄지지 않다가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이 집중 제기되자 서울시가 다음 날인 16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천 수석은 서울시의 뒤늦은 수사 의뢰에 대해서도 조사 무마와 자료 폐기 의혹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는지 불분명하다며 수사 의뢰 범위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 수사 의뢰 보류와 자료 폐기를 누가 결정하고 지시했는지, 오 시장이 어떤 내용을 보고받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공익신고자 측이 직접 고발에 나섰다.
비실명공익신고변호단 소속 이영기·이정일·최재홍·서중희 변호사는 20일 오후 2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전·현직 고위 간부 3명을 고발했다.
고발 대상은 이석중 전 한강사업추진단장, 정상훈 전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박재용 전 서울시 감사위원장이다.
변호단은 이들에게 뇌물수수, 업무상 배임, 직권남용, 증거은닉 및 직무유기 등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발의 핵심은 한강버스 제작업체인 가덕중공업과의 선박 6척 수의계약 과정에서 제기된 리베이트 의혹이다.
고발장에 따르면 선박 건조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감리보고서가 있었음에도 계약이 추진됐으며, 이 과정에서 브로커를 통해 최소 3억2천만 원의 커미션이 지급됐다는 관련자 진술과 자금 집행 내역이 제기됐다.
다만 해당 금액이 실제 불법 리베이트에 해당하는지, 특정 공직자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는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변호단은 정상훈 전 기획조정실장과 박재용 전 감사위원장이 관련 비위 의혹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조사자료 폐기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정일 변호사는 감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를 발견했음에도 수사를 의뢰하지 않고 관련 자료의 폐기를 지시했다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공익신고자 측은 오 시장이 국정감사에서 신고 동기를 문제 삼은 발언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호루라기재단 이사장인 이영기 변호사는 오 시장이 공익신고에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비판하며, 신고자의 동기보다 제기된 비리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비리 은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수사 의뢰보다 감사원 감사 청구를 우선했다고 설명했다.
조사자료 폐기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의뢰서 폐기는 한 직원의 주장이다. 폐기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국정감사 다음 날인 16일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익신고자 측은 당시 수사 의뢰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와 관련 자료의 처리 경위, 시장 보고 및 승인 과정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선박 건조 계약 과정에서 부정한 금품이 오갔는지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 내부에서 비리 의혹을 인지하고도 수사 의뢰를 보류했는지, 조사자료가 실제로 폐기됐는지, 이러한 결정에 누가 관여했는지까지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해 감사원 감사 청구 이후 상당 기간 별도의 수사 의뢰를 하지 않다가 국정감사에서 의혹이 제기된 직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경위도 주요 쟁점이다.
민주당은 오 시장의 국정감사 증언에 허위가 있었는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 시장은 별개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오는 23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제3자를 통해 비용을 지급하게 한 혐의로 지난 7월 1심에서 벌금 1천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정치자금법 사건과 한강버스 관련 의혹은 서로 다른 사안으로, 각각 독립적인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한강버스 사업을 둘러싼 의혹이 공익신고자의 고발과 민주당의 진상조사 추진으로 확대되면서, 향후 수사에서는 선박 계약 과정의 자금 흐름과 서울시 내부 의사결정 및 자료 관리 경위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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