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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공=연합뉴스) |
국내 증시가 20일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에 급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매수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코스피가 5,550선까지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5.27포인트(3.73%) 하락한 5,552.7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4.44포인트(0.60%) 낮은 5,733.57로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했고, 장중 한때 5,5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수급 악화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기관은 1조49억 원, 외국인은 5,332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8,981억 원, 기타법인은 6,366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국내 증시의 핵심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98%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4.23% 급락한 12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한도가 이날 사실상 소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매수 수요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매입 여력이 줄어들 경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낼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 종료가 이날 주가 급락의 직접적이거나 유일한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과 AI 투자심리 악화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AI 산업의 성장성 자체보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투자비 회수 가능성과 현금흐름, 자금조달 비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AI 관련 기업들의 차입 비용이 상승하면서 대규모 설비투자 확대가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도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아 온 SK하이닉스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 손자회사인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 소식까지 겹쳤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해 출범시킨 회사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솔리다임 상장이 현실화할 경우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와의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남우 회장은 솔리다임의 중복상장 문제를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의 이해상충 문제로 규정하며, 상장 필요성과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도 관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 문제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으며, 관련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난 7월 직접 주식을 매입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평가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최 회장은 당시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주당 평균 135만3,677원에 매입했다. 총 매입금액은 약 49억 원이다.
20일 종가인 122만3,000원을 기준으로 하면 매입단가 대비 약 9.65% 하락한 수준이다. 단순 계산한 평가손실은 약 4억7,300만 원에 달한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SK는 6.45% 하락한 4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스퀘어도 5% 하락했다.
코스닥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92포인트(3.33%) 떨어진 781.97로 마감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달 말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특히 현지시간 21일 예정된 메타의 실적 발표에서는 AI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과 현금흐름 전망이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 진정뿐 아니라 AI 산업의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불안 완화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주주환원 대책이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다만 추가 자사주 매입이나 주주환원 정책은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닌 만큼 실제 발표 내용과 규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내 증시의 반도체 대형주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AI 투자 불확실성과 기업의 주주가치 정책이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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