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출범, 그런데 왜 ‘잔칫날’ 같지 않나...박구용 “대통령부터 다른 시선 인정해야”

78년 검찰청 막 내린 날…검찰개혁 결실에도 지지층 내부엔 갈등
박구용 “팬덤의 ‘사랑’ 이후엔 공약·성과로 인정받는 ‘우정’ 단계 필요”
“나는 국익·비판자는 사익이라는 언어 버려야”…관계 회복은 권력 가진 쪽부터
▲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캡처


78년간 이어진 검찰청 체제가 막을 내리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2일 공식 출범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민주진영과 검찰개혁을 요구해온 시민사회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핵심 과제였다. 그러나 정작 역사적 전환의 날, 여권과 핵심 지지층에서는 축하보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과 검찰개혁의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퍼니포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단순한 인사 갈등이 아닌 이재명 대통령과 핵심 지지층의 관계 변화라는 관점에서 분석했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지지층이 과거의 ‘사랑의 관계’에서 이제는 ‘우정의 관계’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팬덤을 기반으로 정치인이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지지자와 정치인이 강하게 동일시되는 관계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지지층은 정치인이 자신의 요구와 열망을 실현할 것이라고 믿고, 정치인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내부의 이견도 빠르게 수렴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무조건적인 신뢰만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없고, 공약과 정책을 통해 성과를 입증하고 서로의 판단을 인정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를 ‘계곡’에 비유했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깊을 때는 지지층 내부에서 갈등이 발생해도 대통령을 중심으로 의견이 다시 모이지만, 신뢰의 깊이가 얕아지면 의견의 진폭이 커지고 수렴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갈등이 더 진행되면 대통령은 자신이 여전히 가운데에서 조정하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일부 핵심 지지층은 대통령이 이미 다른 쪽으로 이동했다고 인식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박 교수는 이 과정에서 실제 대통령이 어느 위치에 있느냐 못지않게 지지층이 대통령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어준씨 역시 이를 “대중 인식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최근 검찰개혁과 정부조직 개편, 김지용 후보자 인선 등을 거치면서 대통령의 판단과 일부 핵심 지지층이 받아들이는 대통령의 위치 사이에 간극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책임은 권력을 가진 쪽에서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핵심 주장이다. 그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나는 국익을 위해 순수하게 판단한다”는 확신에 빠질 경우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은 개인적 이해관계나 다른 의도를 갖고 있다고 여기기 쉽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 대통령의 SNS 소통을 거론하면서도 SNS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비판을 대하는 언어와 태도가 중요하다고 봤다.

박 교수는 “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국익을 위해 판단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왜곡해 공격한다”는 식의 구도가 굳어질 경우 지지층과의 관계 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과 지지층의 관계는 애초부터 권력의 크기가 다른 비대칭적 관계인 만큼 대통령이 먼저 “내 판단 역시 하나의 입장이고 다른 입장에서 다르게 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야 상호 인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캡처

검찰개혁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를 적용했다. 박 교수는 개혁이란 기존 제도가 만들어낸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는 과정이라며 “이 정도면 끝난 것 아니냐”는 판단은 개혁 주체의 주관적인 판단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의 목표가 제도와 이름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 검찰 권력에서 문제가 됐던 요소를 실제로 제거하는 것이라면, 지지층이 제기하는 우려 역시 개혁 과정에서 검증해야 할 문제라는 취지다.

홍사훈 기자는 보다 직접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지지층이 대통령에게 실망한 이유를 소통이나 언어의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다며 “민주당다운 정책을 하겠다고 해놓고 그 반대로 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당초 약속했던 방향을 정책과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지지층과의 관계 역시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을 “노무현·문재인·이재명 정부를 거쳐 검찰개혁이 꽃을 피우는 날”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잔칫날인데 잔칫날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저는 반대”라고 분명히 밝히면서도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대신 민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검찰개혁에 대한 철학을 오히려 더 치열하게 검증해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의 진단대로라면 과거와 같은 무조건적 ‘사랑’으로 돌아가는 것이 해법은 아니다. 대통령은 비판을 적대나 왜곡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판단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지지층 역시 대통령의 모든 결정을 동일시하지 않는 ‘우정의 관계’로 넘어가는 것이 관계 회복의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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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타파뉴스 / 2026-10-02 12: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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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깜장왕눈이 님 2026-10-02 15:59:32
    민주시민들 속 타고 있어요. 제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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