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75주년인데 ‘북중우호의 해’ 폐막식 소식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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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제공=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연하장을 받은 사실을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다만 연하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데다 다른 국가 정상들의 연하장 소식과 함께 묶어 전하는 데 그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새해 축하편지는 내용까지 공개하며 별도 보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1일 조선중앙통신은 새해를 맞아 김 위원장에게 여러 나라 국가수반, 정당 지도자, 각계 인사들이 연하장을 보내왔다며 시 주석의 연하장 발송을 베트남, 몽골,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벨라루스 대통령 등 다른 국가 지도자의 연하장 소식과 병렬해 함께 보도했다.
이날 아침까지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연하장을 보냈다는 보도도 나오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27일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냈으며 31일에는 김 위원장이 푸틴에게 연하장을 보낸 사실도 보도했다. 양국 정상의 연하장 내용은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각각 1면과 2면에 실렸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작년 새해에 각국 정상의 연하장 수신 사실을 공개하며 중국 주석과 러시아 대통령 등 순으로 언급한 것과도 비교된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선포한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 보도도 하지 않아 별다른 행사 없이 수교 75주년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올해 4월 평양에서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을 열었으며 중국은 공식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파견해 우위를 과시했다.
관례대로라면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은 올해 베이징에서 열리고, 북한이 대표단을 중국에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별다른 행사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마오닝 중국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중조(중북) 우호의 해 폐막식은 왜 열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쿠바 혁명 승리 66주년을 맞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쿠바가 한국과 수교를 맺은 후 김 위원장이 쿠바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쿠바 혁명 승리를 기념하며 매년 새해 쿠바에 축전을 보낸 전례를 따른 것으로 보이나 쿠바와 한국과의 수교를 의식한 듯 올해 축전 분량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한 문장에 불과했고 표현도 약해졌다.
작년 같은 축전의 "형제적 쿠바 인민", "전통적이며 동지적인 친선협조관계",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 등 언급은 모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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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진행된 신년 경출공연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 (사진=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한편 북한은 2025년 새해를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대규모 신년 경축 공연을 열었다.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지난달 31일 밤 시작된 이번 행사서 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을 비롯한 당정 간부, 무력 기관 지휘관, 노력 혁신자 등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평양에 체류하는 해외동포들도 공연을 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설명했다.
보도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 양 옆으로 딸 주애와 박태성 내각 총리가 앉았으며, 최룡해, 조용원, 리병철, 박정천, 노광철, 김덕훈, 리일환, 조춘룡, 최선희, 김정관, 최동명, 리영길, 김명식, 정경택 등 간부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통신은 작년 신년 경축 공연 보도문에서 김 위원장이 '존경하는 자제분과 여사'를 동행했다고 소개했으나, 올해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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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신년 경출공연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공연은 김 위원장 찬양가 '친근한 어버이'에 맞춰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학생 소년들이 은반 위에서 율동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통신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관람석에 나온 김 위원장을 향해 전체 참가자들이 "최대의 영광과 경의를 삼가 드리었다"고 전했다.
공연은 1, 2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공연 중간 초읽기(카운트다운)로 신년이 시작되며 경축 봉화 점화와 함께 축포가 발사됐다.
통신은 "공연이 끝나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우러러 터치는 '만세!'의 환호성이 장내를 진감하고 아름다운 축포탄들이 연해연방 터져 올라 경축의 밤하늘에 황홀한 불보라를 펼치었다"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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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신년 경출공연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통신은 "정각 0시, 새해를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고 영생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 장군의 노래와 김정일 장군의 노래의 숭엄한 선률이 수도의 하늘가에 메아리쳤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가 장중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노동자, 농민, 지식인들을 대표하여 수도의 모범적인 근로자들이 국기를 정중히 게양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수도의 하늘에 공화국기가 세차게 펄럭이는 속에 새해를 경축하는 황홀한 축포가 일제히 터져올라 화려한 불의 세계를 수놓으며 다채로운 화광을 펼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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