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치인 체포' 부인...여인형, 어떻게 나올까
홍장원 "尹좋아했지만 '싹 다 정리해' 체포 명단 보니 안되겠더라"
이진우 "총을 쏴서라도 문 부수고 의원들 끌어내라 尹직접 지시"
![]() |
▲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한 윤석열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의 국헌문란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설 연휴 이후 관련자 증언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탄핵심판의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정치인 체포' 관련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내달 4일 윤석열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지난 23일 김용현 전 장관 증인신문에 이은 두 번째 관련자 진술이 나올 예정이다.
이날은 '주요 정치인 체포 및 구금 시도가 있었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상 국회의 권한인 계엄 해제 요구권 행사 방해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자신의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를 통해 "정치인을 단 한 명이라도 체포하거나 끌어내기를 시도한 적 있나"라며 반박했다. 앞서 차기환 변호사도 21일 3차 변론에서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시 결코 법조인을 체포·구금하라고 지시한 바가 없다. 한동훈 여당 대표·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바도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홍 전 차장은 윤석열이 정치인 체포에 연루됐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 |
▲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사진=연합뉴스) |
그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저 대통령 좋아했습니다. 시키는 건 다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체포)명단을 보니까 그건 안 되겠더라고요" 라면서 "(윤석열 지시에는) 누구를 잡아라 누구를 체포하라는 말씀은 없으셨고 여 전 사령관이 명단을 불러 주면서 아 '이 사람들이 체포 명단'이라고 알게 되었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홍 전 차장은 윤석열이 직접 전화해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서 싹 정리하라. 방첩사령부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이재명 대표 등 체포 대상자 10명을 들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공개한 방첩사 체포조의 메신저 대화방에서도 "기존 부여된 구금 인원 전면 취소. 모든 팀은 우원식, 이재명, 한동훈 중 보시는 팀 먼저 체포해서 구금 시설(수방사)로 이동하시면 된다"는 내용이 확인된다. 김용현 전 장관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가 임박하자 우원식 국회의장 등 3명부터 체포하라고 지시한 이후 오간 메시지다.
이에 김 전 장관은 헌재에 출석해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포고령 위반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살펴보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여 전 사령관에게) 체포하라는 지시가 아니고, 계엄 포고령 위반이 우려되는 대상자 몇 명의 동정을 잘 살피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윤석열이 주요 정치인 체포를 직접 지시했다는 홍 전 차장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란중요임무종사자 혐의를 받는 조지호 전 경찰청장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은 지난달 3일 밤 10시 53분쯤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해 "봤지? 비상계엄 선포하는 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가정보원에도 대공 수사권 줄 테니까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고 말한 것으로 적혀 있다.
다만 윤석열이 홍 전 차장에게 구체적인 명단을 직접 불러주지 않은 만큼 어느 선에서 구체화했느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검찰은 김용현 전 장관이 여 전 사령관에게 정치인 등 주요 인사의 체포·구금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여 전 사령관의 출석도 예정된 만큼 관련 증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 |
▲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사진=연합뉴스) |
같은 날 증인 출석이 예정돼 있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증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령관은 "총을 쏴서라도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윤 석열이 직접 지시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본회의장 내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2일 국회 국조특위에도 출석해 "윤석열과 김전 정관의 지시가 있었음은 분명히 사실이라고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린다"고 재확인한 바 있다.
검찰 공소장에도 곽 사령관은 707특임단장, 1공수여단장 등에게 "대통령 지시다. 문짝을 도끼로 부수로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적혔다.
![]() |
▲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 국회 측 증인으로 출석하는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이다.
이틀 뒤인 6일에는 국회 봉쇄 등과 관련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그리고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증인으로 나온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