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
수원지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30일에 조사를 위한 출석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미룰 것 없이 24일에 출석해서 조사 받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은 준비가 부족하다며 예정대로 30일에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통보를 받은 다음날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부분은 이른바 '영장청구'와 관련된 부분 때문이다.
그 오랜 기간의 조사와 수많은 기관의 압수 수색을 통해 범죄 혐의 입증이 준비됐다면 고작 6일의 시차를 둘 이유가 없다.
때문에 이는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검찰의 포석이라고 보는게 다수의 시각이다.
민주당은 26일까지 8월 임시국회 회기를 마친 후 다음주 중 비회기 기간에 영장 청구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모양새다.
이럴 경우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을 처리하지 않아도 되며 이 대표가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밝힌 대로 직접 법원에 출석해 실질심사를 받으면 된다.
그러나 30일에 출석해서 조사를 받을 경우 만약 영장 청구가 실제로 진행된다면 9월 정기국회 기간중이기에 이 대표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를 해야만 한다.
실질적인 민주당의 고민은 체포동의안 표결의 결과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는 "이재명 대표의 뜻과 상관없이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하면 안된다. 보이콧해야 한다"면서 아예 본회의장 입장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럴 경우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반 이재명계 의원들의 모습을 생생히 중계하듯 보여줄 수 있다.
비명계는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불체포 권리를 내려놓겠다고 했는데 굳이 보이콧을 한다는 것은 비명계 낙인찍기를 바라는 의도가 있다"면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다만, 시민 사회가 친명계의 주장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커질 경우, 입장이 곤란해진다는 사실은 감추지 않았다.
만약, 세간의 주장 대로 이 대표의 다섯번째 검찰 소환과 관련하여 민주당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을 노린 검찰의 노림수라면 훌륭히 잘 동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표가 오는 30일 출석할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백현동 의혹으로 4번째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받은지 6일만에 이뤄진 소환통보. 나쁜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은 물론 소환 일정 관련하여 다시 조율하는 모습이 연출될 경우 '이 대표가 공권력을 우습게 본다'는 이미지 덧칠을 하는 나쁜 결과도 나올 수 있다.
법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소환 일정 조율이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정당한 권리라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는 내달 1일 정기국회 개회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
대북 송금 의혹, 제3자 뇌물죄로 자신을 입건한 검찰에 대해 "황당한 얘기"라며 불쾌감을 토로한 이 대표의 24일 출석 요구는 법률적으로, 또 통상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이미 성남FC로 한 번, 대장동과 위례 개발로 두 번, 백현동으로 한 번, 총 4번의 조사를 받았지만 사건과 이 대표를 엮는데 실패한 검찰.
이번 다섯번째 소환을 호기롭게 요청했지만 일찍 가겠다는 요청에 검찰의 주장이 어딘지 폼이 무너진 것 같은 느낌은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 불필요한 힘겨루기가 진행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입장도 씁쓸하긴 마찬가지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