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후보 간담회·지지 호소 공개…민주당 선관위가 무엇을 다르게 판단했는지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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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6년 10월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여성위원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문정복 의원 페이스북) |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가 전국여성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문정복 후보에게 간담회 관련 규정 위반으로 경고를 내렸다. 같은 선거에 나선 김남희 후보도 당원 간담회에서 출마 뜻과 공약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한 사실을 공개했다. 민주당 선관위가 두 후보의 행사에서 무엇을 다르게 판단했는지가 이번 제재의 형평성을 가를 대목이다.
민주당 당규 제4호 당직선출규정 제76조 2항은 “선거관리위원회는 금지·제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의 신고가 있거나 이를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조사하여야 한다”고 명시한다. 신고 접수와 위반 사실 인지를 각각 조사에 착수해야 하는 요건으로 둔 것이다.
지난달 31일 뉴시스 보도에서 민주당 선관위 관계자는 모든 후보에게 공정한 소통 기회가 보장되는 자리는 허용하지만 개별 간담회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고가 접수되면 민주당 선관위가 조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후보 관련 신고가 접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신고가 없었더라도 민주당 선관위가 위반 사실을 인지했다면 조사 의무는 발생한다. 신고가 들어온 후보의 활동만 제재하고 다른 후보의 비슷한 활동은 살피지 않았다면 공정한 선거관리라고 할 수 없다.
김 후보는 지난달 10일 광주 광산갑 박균택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었다. 당일 자신의 SNS에 전국여성위원장 출마 뜻과 준비 중인 공약, 여성위원회 비전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24일 올린 익산 모임 후기에서 당원들에게 출마를 결심한 과정과 여성위원회에서 이루려는 목표를 설명했다고 썼다. 다만 민주당 선관위가 문 후보를 경고한 대상 행사가 익산 모임인지는 공개 공고에 적혀 있지 않다.
두 후보의 접촉 대상과 장소가 겹친 사례도 있다. 지난달 20일 올라온 양 후보의 게시물에는 충남도당 여성위원회 및 김희영 여성위원장과의 만남이 각각 담겼다. 문 후보는 여성위원회 예산과 운영 구상을, 김 후보는 출마 뜻과 정견을 설명했다고 공개했다. 다만 게시물만으로 누가 자리를 주선했고 두 후보에게 어떤 초청 조건을 제시했는지까지는 알 수 없다.
경기 간담회는 문 후보가 지난달 30일 오후 2시, 김 후보가 31일 오후 4시30분으로 각각 예고했다. 장소는 모두 경기도당 대회의실이었다. 이후 두 후보가 올린 후기에는 실제 간담회 참석과 지지 요청이 담겼다. 문 후보는 “당원의 힘으로 여성위원장을 만들어주십시오”, 김 후보는 “기호 1번 김남희를 꼭 선택해주십시오”라고 썼다.
김 후보는 31일 후기에서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오후에 경기도당을 찾아 간담회를 했다고 설명했다. 합동연설회와 이후 간담회를 별도 일정으로 구분한 것이다. 간담회가 민주당 선관위의 협의와 주선 아래 열렸는지, 다른 후보에게도 같은 참여 기회가 주어졌는지가 규정 적용을 판단할 조건이다.
민주당 선관위가 투표 개시 전날인 지난달 31일 문 후보를 경고하면서 제시한 위반 조항은 당규 제36조다. 이 조항은 시·도당 및 지역위원회의 연설회·간담회를 합동·공개로 하고, 민주당 선관위가 관계 조직과 협의해 주선하도록 정한다. 경고 공고에는 대상 행사와 일시·장소, 어떤 진행 방식이 위반에 해당했는지가 기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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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가 2026년 10월 31일 공개한 문정복 후보 경고 조치 공고. 당규 제36조 위반과 경고 조치가 기재돼 있다. (자료=더불어민주당) |
행사별 주선 여부나 다른 후보에게 보장된 참여 기회가 달랐다면 민주당 선관위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공개 공고에서는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없다. 김 후보에 대한 공개 경고를 찾지 못했다고 해서 별도 조사나 조치도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민주당 선관위의 잣대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8·17 전당대회에서도 불거졌다. 당시 민주당 선관위는 김민석 후보 지원 ‘전화방’ 의혹 신고를 녹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기각한 반면, 정청래 후보를 지원하던 정달성 청청유랑단 단장에 대해서는 대리투표 등을 이유로 제명 제소를 의결했다. 정 단장에 대한 제명 제소는 이후 윤리심판원에서 기각됐다. 누구에게나 같은 조사·판단 기준을 적용했는지 밝힐 책임은 이번에도 민주당 선관위에 있다.
이번 제재의 공정성을 판단하려면 문 후보의 어느 행사가 어떤 금지 행위에 해당했는지, 김 후보의 간담회도 같은 기준으로 살폈는지가 드러나야 한다. 신고가 들어온 행사만을 따졌다면 위반 사실을 인지했을 때도 조사하도록 한 당규를 제대로 적용한 것인지 민주당 선관위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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