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농지 전수조사 보완책...“상속·고령농 일괄 처분 없다, 투기는 엄정 조치”

관행적 임대차·휴경은 자진정비·농지은행 위탁 통해 정상화
불법 전용 농지 38년 만에 양성화 추진…연내 특별조치법 제정
명백한 투기·중대한 불법 전용은 처분명령·원상회복 등 현행 원칙 적용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향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21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농촌 현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상속·고령화 등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농지와 관행적인 임대차 등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처분하지 않고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을 열기로 했다.

반면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하거나 개발이익을 노리고 농지를 방치하는 등 명백한 투기 행위와 중대한 불법 전용에 대해서는 현행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과 정부는 21일 국회에서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향’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농지조사 보완 대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이번 전수조사가 농지를 강제로 빼앗거나 고액의 이행강제금을 일괄 부과하기 위한 조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농업인과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는 동시에 조사 결과가 실제 농업 발전에 활용돼야 한다며 농촌 현실에 맞지 않는 농지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투기 목적이 명백한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바로잡되, 농촌 현장에서 발생해온 경미하고 관행적인 위반은 계도와 제도 개선을 통해 정상화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애초부터 ‘투기와 일반적인 위반을 구분해 조치한다’는 것이 농지 전수조사의 원칙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7월 기본조사를 마치고 심층조사에 들어갈 당시에도 투기 농지는 철저하게 조사하되 일반적인 위반 사항은 처분보다 계도 등 대안조치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상속 농지와 고령 농업인의 농지 등에 대한 처분 유예다.

상속이나 이농, 질병·고령 등의 이유로 직접 경작하지 못하는 농지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일률적으로 처분 대상에 올리지 않는다.

전수조사에서 휴경이나 임대차 위반이 확인되더라도 먼저 직접 경작하거나 농지법상 허용되는 방식으로 임대할 수 있도록 자진 정비 기간을 부여한다.

직접 정비가 어려운 경우에는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에 농지의 임대·관리권을 위탁하면 처분의무 부과를 일정 기간 유예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농촌에서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임대차에도 정상화 기회를 준다.

농업인들이 서로 농지를 바꿔 경작하는 교환 경작이나 한 명의 임차인이 마을의 여러 농지를 모아 경작하는 경우 등은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농지은행 위탁 등을 통해 적법한 이용 형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

소유자가 불분명한 미등기 상속 농지는 행정청이 대리경작자를 지정하거나 재산세 납부자 등이 대표로 농지은행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공유 농지 역시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지분 과반의 동의를 받아 위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임차농 보호를 위한 농지 임대차 특별정비기간도 오는 11월 15일까지 연장한다.

소유한 지 3년이 지난 농지는 조사기간 안에 농지은행에 위탁 임대할 경우 보완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농지법상 임대차 위반으로 보지 않는 방안도 추진된다.

불법 전용 농지에 대해서도 중대한 위법이 아니라면 정상화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전용 신고나 허가를 받았다면 설치할 수 있었던 농업용·공공시설 등이 절차를 밟지 않아 불법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 사후 전용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요건 심사와 농지보전부담금 부과 등을 거쳐 합법 상태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농지 불법 전용에 대한 이 같은 양성화 조치는 1988년 이후 38년 만이다. 당정은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농지이용 정상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을 연내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모든 위반 농지가 구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 영농계획을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 농업법인을 이용해 농지를 취득한 뒤 부동산업에 활용한 경우, 경매 등을 통해 농지 지분만 취득한 뒤 방치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 등은 투기 행위로 보고 엄정하게 조치한다.

농업진흥지역의 농지를 야적장이나 야영장 등 비농업 시설로 불법 전용한 중대한 사례 역시 원상회복 명령 등 현행법에 따른 제재 대상이다.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 보완책을 구체화한 배경에는 조사 과정에서 확산된 농촌 현장의 불안이 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1996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기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의 97%인 132만㏊, 1013만 필지에 대한 기본조사를 마친 결과 27.0%가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이후 고령이나 상속으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지까지 강제 처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농지 가격 하락, 임차농의 경작지 상실 가능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현행 농지법상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고 곧바로 농지를 처분하는 것은 아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중대한 위법이 아닌 경우 1년의 자진 처분 기간이 먼저 부여되며, 이후 성실히 경작하면 처분명령을 3년간 유예한 뒤 소멸시킬 수 있다. 처분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농지 전수조사의 목적은 명백한 부동산 투기를 가려내는 것이며 농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조사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야권에서는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가 농촌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농민과 농지 소유자의 불안을 키웠고, 뒤늦게 보완책을 내놓은 것 자체가 기존 정책의 문제를 보여준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기존 정책의 방향을 바꾼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밝혀온 ‘투기와 일반적 위반을 구분한다’는 원칙을 구체화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정은 특별조치법 제정과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 농촌 현실을 반영한 농지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또 농지은행의 공공매입과 농지연금, 농지이양은퇴직불 등 고령농의 농지 현금화·유동화를 지원하고, 확보된 농지를 청년농과 귀농인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 증액도 검토한다.

결국 이번 보완책의 핵심은 농지 전수조사에서 확인되는 모든 위반을 동일하게 처리하지 않고 ‘투기성·중대 위반’과 ‘농촌 현실에서 발생한 관행적·경미한 위반’을 구분하는 데 있다.

명백한 투기는 엄정하게 처분하되 고령·상속·관행적 임대차 등은 농지은행 위탁과 자진정비를 통해 정상적인 농지 이용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 당정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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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타파뉴스 / 2026-09-21 11: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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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깜장왕눈이 님 2026-09-21 12:16:02
    시사타파뉴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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