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파 “공개방송에서 여론조사 참여 독려…김민석 캠프 자료 보고 대응”
김민석 캠프는 당원정보 이용·‘전화방’ 의혹 받아…“같은 기준으로 조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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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17 전당대회 국민여론조사와 관련해 ‘조작 의혹’이 제기된 시사타파TV 이종원 대표에 대한 긴급 감찰을 지시했다. 그러나 조사와 소명 절차에 앞서 특정 당원의 실명과 당적을 공개하고 ‘조작’과 ‘긴급징계’를 거론한 것을 두고 “당대표가 감찰권으로 비판적인 당원을 겁박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30일 SNS에 “‘시사타파’ 이종원씨의 전대 여론조사 조작 시비와 관련해 이씨가 당원임을 확인하고 윤리감찰단에 긴급감찰을 통해 긴급징계 필요 여부를 보고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대 여론조사 조작 등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및 정당법 위반이 예상되는 일부 유튜버들의 행태에 대해 당 차원의 법적 검토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윤리감찰단이나 수사기관의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 아직 의혹 단계인 사안을 두고 당대표가 ‘조작’과 구체적인 형사책임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당대표 직속 기구인 윤리감찰단에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사타파 “공개방송에서 참여 독려했을 뿐”
이종원 대표는 30일 긴급 방송을 통해 여론조사를 조작하거나 특정 응답을 비밀리에 조직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시청자들이 불특정 번호로 걸려온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고 알려왔고, 방송에서는 전화를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받아달라고 독려했다”며 “누가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라이브 방송에서 여론조사를 조작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방송 참여자 가운데 김민석 후보를 선택했다고 밝힌 사람도 있었다”며 특정 후보 지지자만 참여한 비공개 조직방송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전화 수신 차단 해제 방법과 여론조사 참여 정보를 어떻게 알았느냐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김민석 캠프에서 유통된 웹자보를 보고 알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청래 후보 측에서는 관련 자료가 거의 나오지 않아 김민석 후보 측 웹자보의 얼굴과 이름을 정청래 후보로 바꿔 대응했다”며 “김민석 후보 측이 먼저 유통한 자료를 참고해 시청자들에게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에서는 김민석 후보 지지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대화방에 국민여론조사 전화번호와 응답 방식, 연령대별 조사 진행 상황 등이 공유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해당 자료의 작성자와 유통 경로, 실제 조사에 미친 영향은 감찰 과정에서 확인돼야 한다.
이 대표는 “잘못한 것이 있으면 감찰받고 징계도 받겠다”며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시사타파만 조사할 것이 아니라 김민석 캠프와 현역 의원들에게 제기된 의혹도 함께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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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의원, 이해식 의원, 전진숙 의원. 좌측부터 (사진=시사타파뉴스 편집, 원본=연합뉴스) |
김민석 후보 측은 ‘전화방’ 의혹…당원정보 출처도 쟁점
이번 감찰의 형평성이 논란이 되는 것은 전당대회 당시 김민석 후보 측을 둘러싼 ‘전화방’ 운영과 당원정보 이용 의혹이 이미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청래 후보 측은 지난 11일 광주 북구을 지역위원회 사무실 등에서 김민석 후보 지지를 위한 전화방이 운영됐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공개된 녹취에는 전화를 건 사람이 자신을 김민석 후보 지지 자원봉사자라고 소개하고, 전진숙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서 전화를 걸고 있다는 취지로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위에서 내려오는 대로 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포함됐다.
전진숙 의원은 이를 “정청래 후보 최측근들이 청년 자원봉사자를 상대로 함정식 유도신문을 벌여 만든 악의적인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도 심사 결과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의 제기를 기각했다.
따라서 불법 전화방 운영이 확인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실제로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특정 후보 지지 전화가 이뤄졌는지, 전화번호를 어떤 경로로 확보했는지는 별도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이보다 앞서 이해식 의원의 서울 강동을 지역구 사무실에서도 권리당원에게 김민석 후보 지지를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핵심은 전화를 건 측이 당원들의 전화번호를 어떻게 확보했느냐는 점이다. 지역위원회나 당이 관리하는 당원정보가 특정 후보의 경선운동에 사용됐다면 개인정보 관리와 경선 공정성의 문제가 될 수 있다.
“10만 표·실적 관리 의혹도 함께 조사해야”
이종원 대표는 황명선·이해식 의원 등을 거론하며 김민석 후보 지지 문자와 전화 연결 실적을 관리했다는 의혹, 지역구 사무실에서 지지 전화를 돌렸다는 의혹도 같은 기준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방의원과 보좌진 등을 상대로 ‘10만 표를 가져오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주장도 다시 제기했다.
이 대표는 “현역 의원과 지방의원을 동원하고 지지 실적을 관리했다면 이것도 조사해야 한다”며 “당원들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고 전화와 문자를 보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제기한 주장 역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시사타파 방송을 ‘여론조사 조작’ 가능성으로 감찰한다면 김민석 후보 측에 제기된 전화방 운영, 조직 동원, 실적 관리 및 당원정보 이용 의혹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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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 캡처 |
“당원임을 확인했다”…당적 공개도 논란
김 대표가 이 대표에 대해 “당원임을 확인했다”고 공개한 것도 논란이다.
당이 소속 당원에 대한 감찰을 위해 당적을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당대표가 특정인의 당원 여부를 공개하며 긴급징계를 지시한 것이 적절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전당대회 당시 당원 전화번호 이용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김 대표가 특정인의 당적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당원정보를 누가 어떤 권한과 목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SNS에서는 “당원명부에서 확인한 것이냐”, “당대표가 개인의 당원정보를 확인한 뒤 공개적으로 징계를 지시해도 되느냐”,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김민석 후보를 찍어달라는 연락을 했는지부터 조사하라”는 반응이 나왔다.
또 “감히 당원에게 협박하는 것이냐”, “당대표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당원을 공개적으로 겁박한다”, “선호투표제와 전화방 의혹은 외면하면서 특정 유튜버만 징계하려 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러한 게시물은 일부 SNS 이용자의 의견으로 민주당원 전체의 여론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김 대표가 강조해온 ‘당원주권’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당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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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일석 기자의 페이스북 캡처 |
고일석 “도움받고 성공한 뒤 배신”…김민석 비판
고일석 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김 대표의 감찰 지시를 비판했다.
고 전 대변인은 SNS에 ‘배신자의 심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어려운 처지에 놓였던 사람이 주변의 도움으로 성공한 뒤 자신을 도운 사람들을 더욱 가혹하게 배신하는 영화적 서사를 언급했다.
이어 “시사타파 이종원 PD가 김민석이 어려웠을 때 마이크 앞으로 불러 다시 제도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시사 프로그램도 함께 만들며 도움을 줬다고 한다”고 적었다.
고 전 대변인은 영화 ‘스카페이스’를 거론하며,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 도움을 준 이 대표를 당대표가 된 뒤 감찰 대상으로 삼은 김 대표의 처신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이번 사태가 감찰의 법적·절차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 신뢰와 도의의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사타파만 겨냥한 ‘표적 감찰’ 논란
공개 방송에서 실제 거주지나 연령을 다르게 답하도록 구체적으로 유도했다면 그 발언의 적절성과 책임은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발언만으로 방송 전체를 조직적인 ‘여론조사 조작’으로 단정할 수 있는지는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김 대표가 전당대회의 공정성을 규명하려는 것이라면 시사타파 한 곳만 감찰할 것이 아니라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된 모든 의혹을 동일한 기준으로 조사해야 한다.
시사타파의 방송 발언뿐 아니라 지역위원회 사무실의 전화방 운영 여부, 당원 전화번호 확보 경위, 후보 지지 실적 관리와 조직 동원 의혹, ‘10만 표’ 발언의 정확한 맥락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자신의 캠프와 지지 의원들에게 제기된 의혹은 외면한 채 비판적인 당원만 실명으로 지목해 ‘조작’과 ‘긴급징계’를 거론한다면 이번 감찰은 공정한 진상규명이 아니라 당대표 권한을 이용한 표적 징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원주권은 당대표를 지지하는 목소리만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당대표와 지도부를 비판할 권리까지 보장할 때 비로소 당원주권이라고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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