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이상민은 ‘내란중요임무종사죄’ 범위 놓고 대법 판단
김건희 구속기간 10월 31일 만료…그 전에 결론 나올지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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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 출석한 김건희 (사진=연합뉴스)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9일 김건희 씨의 ‘3대 의혹’ 사건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에 대한 첫 심리에 들어간다. 김 씨 사건은 하급심에서 엇갈린 ‘명태균 여론조사’의 정치자금법상 성격이,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 사건은 내란중요임무종사죄의 적용 범위가 핵심 쟁점이다.
대법원은 이날 전원합의기일을 열고 김 씨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사건을 심리한다. 한 전 총리의 내란우두머리방조 등 사건과 이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사건도 함께 심리한다. 전원합의기일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사건의 법적 쟁점과 결론을 논의하는 비공개 절차다.
김 씨 사건에서 가장 주목되는 쟁점은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제공한 여론조사가 정치자금법에서 금지하는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김 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 씨로부터 총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각각 재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같은 여론조사를 둘러싼 하급심 판단은 엇갈렸다. 김 씨 사건의 1·2심은 명 씨가 자신의 영업이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여론조사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부는 여론조사 14회 무상수수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순차적·암묵적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해 유죄를 인정했다. 김 씨가 공동정범으로 성립한다는 판단도 전제로 깔렸다.
이에 따라 전원합의체가 여론조사의 실시나 결과 제공 자체를 정치자금으로 볼 수 있는지, 무상 제공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없더라도 정황을 통해 정치자금 수수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 등에 어떤 기준을 제시할지가 주목된다. 대법원의 판단은 김 씨 사건뿐 아니라 같은 여론조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 등 관련 사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씨는 이 ‘3대 의혹’ 사건 2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 일부와 통일교 금품수수 관련 혐의 일부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따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1·2심 모두 무죄였다. 대법원은 당초 소부에서 사건을 심리해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7월 전원합의체로 넘겼고, 약 두 달 만인 이날 첫 합의기일을 열게 됐다.
김 씨의 구속기간도 변수다. 현재 사건의 상고심 구속기간은 오는 10월 31일까지로 알려져 있다. 전원합의체가 이날 첫 심리에서 쟁점을 상당 부분 정리한다면 10월 중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별도의 합의기일을 잡을 수도 있다. 첫 전원합의기일이 곧바로 선고 시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 씨는 별도로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각종 금품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사건에서도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상고한 상태다. 특검은 현재 전원합의체 사건의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10월 말까지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별도 사건을 근거로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원합의체의 심리 속도뿐 아니라 김 씨의 구속 상태가 계속 유지될지도 관심사다.
한덕수 전 총리와 이상민 전 장관의 12·3 비상계엄 사건도 이날 처음 전원합의체 심판대에 오른다. 대법원은 두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넘기면서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고 역사적으로 사법적 평가가 필요하다”며 두 사람이 공범 관계여서 함께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핵심은 내란중요임무종사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선포가 국무위원들의 정상적인 심의를 거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국무회의 개최를 건의하고, 계엄 선포 이후 국무위원들에게 관련 문서에 서명하도록 하는 등 내란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주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3년을 선고했고, 2심 역시 핵심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을 유지하면서 일부 판단을 달리해 징역 15년으로 감형했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등 주요 기관 봉쇄와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관련 지시를 받은 뒤 소방청에 이를 전달한 혐의 등을 받는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관련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도 있다. 1심은 징역 7년을 선고했고 2심은 주요 유죄 판단을 유지하면서 형량을 징역 9년으로 높였다.
대법원이 두 사람 사건에서 내란중요임무종사죄의 성립 요건과 범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12·3 비상계엄에 관여한 다른 피고인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국무위원이 계엄 선포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행위를 해야 내란 가담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직접적인 군사행동을 하지 않은 고위 공직자의 법적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전원합의체 심리는 김 씨 사건에서는 서로 엇갈린 하급심 판단을 정리하고, 한덕수·이상민 사건에서는 12·3 비상계엄 관련 형사책임의 기준을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대법관 한 자리가 여전히 공석인 상황에서 굵직한 사건들이 동시에 전원합의체에 올라온 만큼 대법원이 어느 정도 속도로 합의를 진행하고 어떤 법리를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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