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당원 난상토론 마무리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
"정서적 손상은 서로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여기서 헤어지고 끝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 나라의 운명이 걸린 심각한 문제니까 서로 이해하고, 수용도 해 주고, 표현도 많이 하되 파탄은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21일 저녁 3시간 넘게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해병대원 특검법, 민주당이 갈 길"이라는 제목의 '당원 난상토론'의 마무리 발언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말이다.
길지 않게 핵심을 짚어 강조하는 이재명 대표지만 이날 토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살얼음판을 딛는듯 조심스럽게 발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긴 시간이지만 1만5천여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원과 의원 당선자들의 생각이 다른게 표출'된 국회의장 후보자 투표를 대놓고 평하는 모습은 우리 정치사에 보기 드문 일이다.
이 대표 스스로도 "세심하게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다가가고 인식해야 한다"면서 "단순하게 감정선의 문제가 아니라 더 깊게 들어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10여명이 넘는 시민 당원들은 채상병 특검법 현수막에 QR코드를 넣어 주제를 정리하고 알리자, 권리 당원들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정보와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하자는 등의 의견부터 실명 비난에 이르기까지 가감없는 대화의 장을 펼쳤다.
한 시민은 "추미애, 이재명, 박찬대를 한 바구니에 넣을 경우 너무 강성이라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고민정 의원의 방송 발언을 소개하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한 이 대표는 댓글을 통해 양문석 당선인의 발언을 듣고 싶다는 요청을 받아들여 양 당선인을 불러 발언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추 당선인 낙마를 둘러싼 여러 의견을 직접 확인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선인들을 감싸는 한편 "당원 중심으로 나가는 근본적 변화에 맞춰 가야 한다"는 달라진 정치환경을 만들어낸 당원들의 입장이 이제는 대세가 됐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미 여러차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뽑은 유권자, 뽑힌 의원, 뽑힌 자들의 대표 세 단계가 있는데 뽑은 유권자의 의지는 어느 정도 반영돼야 하느냐, 똑같아야 하느냐, 똑같은 게 반드시 바람직하냐 이런 논쟁들이 시작된 것"이라며 "왜 국회의장 선거에서 민심 혹은 당원의 일반적인 의견과 다른 결론이 났는지, 그리고 이걸 어떻게 개선할 건지 두 가지 질문이 있다"고 당원들의 반발 원인을 분석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민석 의원은 "구석기 시대에서 신석시 시대로 넘어가는 변화의 반영"이라고 표현했지만 이 대표는 "철기, 청동기 시대 정도로 바뀐거 같다"면서 "직접 민주주의를 어떻게 22대 의정활동에 반영할지에 대해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탈당과 관련해서는 가입한지 얼마 안된 당원들만 탈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당원들이 대표와 최고위원에게 문자 보내며 탈당을 통보하는 일도 있다면서 "1만 5천여 당원들이 탈당을 요청했고 '숙려 기간'을 두어 순간적인 분노인지 숙고한 결과인지 여쭈어 보라고 지시했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이미 결정된 국회의장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번복은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난상토론을 자평하며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으면 모른 척 하고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들겠지" 했었다면서, "최소한 반응 시간은 빨라졌다"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