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스님 "'국난에 가까웠던 시기' 李가 국민 잘 선도… 반석 위에 올려주길 기대한다"
세월호, 인권, 평화 등 폭넓은 사회 현안 논의… 종교계, 새 정부에 '구체적 바람'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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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줄 왼쪽부터 박인준 천도교 교령,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김령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2025.7.9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종교계 주요 지도자들과 만찬을 갖고 국정 운영과 국민 통합 방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경청했다. 특히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 대통령이 '근현대사적으로 가장 국난에 가까웠던 시기'에 국민을 잘 선도했다며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감사하다고 극찬했다.
이 대통령은 9일 국내 7개 종교 지도자 11명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80분간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취임한 지 한 달 남짓 됐다. 선거 과정에서 걱정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분열적이고 대립적이고, 갈등이 많이 격화돼 있어 참 걱정"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 한 달 동안은 조금씩 봉합되는 모양새가 보이기도 하는데 정치 상황이 바뀌면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불안정한 정치 상황 속에서 사회 통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 분열을 해소하는 데 종교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종교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사랑과 존중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종교 지도자의 역할이 지금보다는 더 많이 요구되는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별한 관심으로 우리 사회가 서로 존중하고 화합하고 손잡고 함께 사는 세상, 합리적이고 더 포용적인 세상이 될 수 있게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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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종교 지도자들과 오찬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5.7.9 (사진=연합뉴스) |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인사말에서 최근 대한민국이 겪었던 어려움을 '국난에 가까웠던 시기'로 표현하며 국민의 '집단지성'과 '이성적인 갈무리'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그 중심에서 "국민을 잘 선도해줬다"며 "결과적으로 지금의 안정된 기반을 갖기 위해 대통령이 큰 역할을 해 줘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눈시울이 뜨거울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깊은 사의를 표했다. 진우스님은 이 대통령이 "생명의 위협까지 받아 가며 나라의 안정된 토대를 마련해 왔다"고 언급하며, 앞으로도 국민과 국가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 '큰 역량을 발휘해주길 희망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힘들고 어렵더라도 국민이 더 평안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뜻을 함께해서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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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찬에 참석한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주교와 인사하고 있다. 2025.7.9 (사진=연합뉴스) |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찬 분위기가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오찬에서는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종교계의 역할뿐 아니라 교육, 인권, 평화 등 폭넓은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갔으며, 각 종단의 숙원 사업과 새 정부에 대한 구체적 바람도 전달됐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험난한 고비마다 국민을 지켜온 종교의 역할'이 언급됐고, '자유로운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국 사회는 전 세계의 자랑이 될 만하다'는 평가도 오갔다고 덧붙였다. 진우스님이 이 대통령에게 '참모들은 코피가 난다는데 대통령은 귀에서 피가 나겠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는 일화도 전하며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약 80분간 진행된 오찬에는 오이수삼냉채, 흑임자두부선 등 채식 위주의 한식과 후식용 무화과가 제공됐다. 이는 종교계의 '생명 존중, 비폭력 정신과 풍요, 평화, 안식' 등을 상징하는 구성이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종교계 인사를 만난 것은 지난 7일 바티칸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을 접견한 이후 두 번째였다. 이날 오찬에는 진우스님 외에도 불교계 덕수스님(천태종)·상진스님(태고종), 기독교 김종혁 대표회장(한교총)·김종생 총무(NCCK), 천주교 이용훈 마티아 주교(주교회의 의장)·정순택 대주교(서울대교구장),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유교 최종수 성균관장, 천도교 박인준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의장 등 7개 종단 주요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오찬은 이재명 대통령이 심각한 사회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종교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그 역할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국난 극복'의 지도자로 평가받은 이 대통령이 종교계와 손잡고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분열된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 국민적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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